전직 변호사·교수 등 작년 터크앤컴퍼니 설립
질문은 `창업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였다. 대답은 `경영 컨설턴트` `국제 변호사` `정치학 교수` `IT기업 기술책임자`. 창업을 위해 이들이 기꺼이 포기한 직업들이다. 누군가의 희망직업 목록에 나올 법한 것들이다. `좋은 직업을 버리고 창업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나`란 질문에 5명 모두 `전혀`라고 말했다. 목표를 갖고 하루하루 전진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는 설명이다.
`헬로마켓(hellomarket.com)`을 창업한 터크앤컴퍼니(Tuck&Company)는 경영 컨설턴트 출신 이후국 대표와 배성민 이사, 미국 변호사 출신 박지웅 이사, 서울대 초빙교수로 활동하던 한상협 이사, 일본 라쿠텐 개발자 출신 조대명 이사 등 이른바 `잘나가던` 전문직 출신 5명이 뭉친 스타트업이다. 학력 역시 화려해 공동창업자 모두 국내 최상위 대학과 해외 최고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스펙만 보면 모두가 부러워 할 `엄친아`들이 지금 창업이란 고생을 사서 한다.
다섯 공동창업자 모두 연봉은 1700만여원. 한 달에 100만원 조금 넘는 돈이 통장에 찍힌다. 한 달 방값과 밥값, 월 1회 이발비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서울 거주, 30대 남자 소득으로는 한참 모자란 수준. 하루에 100만원 벌던 때도 있던 이들이다. “이전엔 여행을 가거나 취미생활 등 `놀기` 위해 돈을 썼어요. 지금은 일이 즐거운 놀이입니다. 일하면서 즐겁게 놀고 있는데 많은 돈이 필요할 이유가 없죠. 지금 소득으로도 충분히 잘살고 있습니다.(웃음)” 한상협 이사의 말이다.
터크앤컴퍼니가 즐겁게 창업의 길을 가는 것은 시장에 대한 확신과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 패러다임이 B2C에서 개인 간 거래인 C2C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는 몇몇 중고 카페 외에 제대로 된 서비스가 없는 상황. 터크앤컴퍼니는 신뢰도와 편의성을 크게 높인 `헬로마켓`으로 제대로 된 C2C 시장을 열려 한다.
헬로마켓은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한 빠르고 믿을 수 있는 중고거래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앱 출시 이후 마케팅 없이 다운로드 17만건, 아이템 등록건수 35만건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달 중 헬로마켓 웹서비스 오픈을 앞둔 터크앤컴퍼니는 `사람을 이어주는 진짜 C2C마켓`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중고물품을 넘어 재능공유, 구인구직, 부동산 등 사람 중심 거래의 중심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후국 대표는 “능력 있고 마음 맞는 팀원들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며 “구성원 스펙이 아닌 가치 있는 서비스로 인정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헬로마켓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