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말부터 등장한 새로운 노트북, ‘울트라북’에 대한 전망치가 요동치고 있다. 2011년 인텔은 컴퓨텍스에서 울트라북을 출시하면서 ‘2012년에는 전체 노트북 시장에서 40% 이상을 울트라북이 차지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 역시 울트라북의 성장률을 2013년 28.4%, 2014년 37.3%, 2015년 42.7%로 예상했다.
◇ 울트라북 부진, 왜? = 하지만 실제 시장의 반응은 이런 전망치와는 크게 차이를 보인다. 지난 7월 15일 시장조사기관 IDC가 밝힌 바에 따르면 상반기 전세계 울트라북 출하량은 고작 50만 대에 그쳤다. 2012년에 노트북이 2억 2,500만 대 팔릴 것이라는 IDC 통계와 비교해 볼 때 매우 미미한 수치인 셈이다.
IDC는 이런 현상에 대해 오는 10월 26일 출시될 마이크로소프트 새 운영체제 ‘윈도8’과 울트라북의 높은 가격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윈도8을 지장없이 실행할 수 있는 신제품을 기다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 소비자가 지적하는 울트라북의 단점도 걸림돌이다. 바로 디자인이다. 두께와 무게를 줄이려다 보니 알루미늄을 통째로 쓴 ‘유니바디 디자인’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결국 가장 큰 경쟁자, 애플 맥북에어의 닮은꼴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CES2012 당시 인텔 물리 에덴 부사장은 "75개 이상 새로운 울트라북 디자인이 나올 것이며 14·15인치 울트라북도 나온다"고 설명했지만 몇몇 제품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 새로운 형태의 울트라북 등장 = 이런 상황에서 도시바코리아가 7월 31일 출시한 ‘새틀라이트 U840W’는 기존 울트라북과는 차이가 있는 제품이다. 11·13인치 노트북이 흔히 쓰는 1366×768화소, 혹은 1600×900화소 등 16:9 화면 대신 1792×768 해상도를 썼다. 비율로 따지면 21:9다. 물론 극장용 와이드스크린 포맷인 2.35:1과는 차이가 있지만 극장 영상을 원본 느낌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 설명이다.
생산성에 중점을 둔 기존 울트라북과 달리 엔터테인먼트 요소에도 신경을 썼다. 중저음을 보강할 수 있는 하만카돈 스피커를 썼고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본체 스피커를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용 스피커로 쓸 수도 있다. 인텔 3세대 코어 i5-3317U 프로세서, DDR3 6GB 메모리에 하드디스크와 SSD를 써서 성능과 저장 용량의 균형을 맞춘 것도 눈에 띈다. 무게 1.67kg, 두께 20.8mm로 휴대성도 높다.
◇ 리스크는 있지만… = 하지만 21:9 비율 화면은 아직 전자기기에서는 생소하다. 와이드스크린이 극장에 등장한 지는 50년이 넘었지만 안방 TV에 적용되기까지는 40년 이상이 걸렸다. 뿐만 아니라 21:9 비율 노트북을 내놓은 업체는 도시바가 유일하다. 몇 대나 팔릴지에 대한 예상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도시바코리아 차인덕 대표는 “기존 울트라북처럼 몇천 대 들여올 수는 없다. 1,000대 미만으로 수입해서 반응을 보려 한다. 물론 재고 부담은 있고 이런 시도를 하지 못하는 업체도 많다. 하지만 일본·중국 등 연구소의 연구·개발 인력이 많고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제품을 구입할 소비자는 누구일까. 차 대표는 “20대 후반의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평범한 제품이 아니라 색다른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가격·SSD가 걸림돌? = 하지만 이런 설명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바로 130만 원대에 이르는 높은 가격이다. 국내 업체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은 뒤지지 않지만 20대 후반의 젊은 소비자가 선뜻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 IDC 역시 울트라북 부진의 이유로 ‘높은 가격’을 든 바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SSD다. 울트라북 대부분이 128·256GB SSD를 쓴 반면 새틀라이트 U840W는 320GB 하드디스크와 32GB SSD가 한데 묶인 하이브리드 저장장치를 썼다. 이미 SSD의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성미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도시바코리아 김규진 이사는 “미국·유럽에서는 256GB SSD를 장착한 제품도 내놨다. 시장 상황에 따라 하드웨어 구성을 달리해 제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SD로만 구성된 제품이 나올 가능성도 열어 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