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 시장에 적극 대응한 팹리스 업체들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아이폰 등장 이후 스마트 기기 중심으로 시장이 급변하면서 `팹리스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지만 자사만의 강점에 더욱 집중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화일, 넥스트칩, 코아로직 등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실리콘화일은 기술적인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카메라이미지센서(CIS)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세트업체에 납품하며 사업 기반을 닦아왔다. 이 회사는 특히 올해 출시한 신제품인 300만화소와 500만화소 센서 판매량이 크게 호조를 보이며 2분기 매출 26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180억원에서 48% 성장한 수치다. 이 회사는 또 1대 주주인 SK하이닉스와 공동 연구소를 운영, 안정된 수요처와 양산 환경도 확보했다.
넥스트칩은 중국, 대만 등 해외시장에서 영상보안용 칩으로 힘을 인정받았다. 지난 2분기에 영상보안 분야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 신제품을 대거 내놓으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국책과제로 자동차 후방 카메라 시장에 들어갈 제품 개발 비용과 1분기 비수기 영향으로 올 초 적자에 빠지기도 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 결실에 힘입어 3분기부터 큰 폭의 매출 확대가 기대됐다.
코아로직은 차량용 반도체와 네트워크 블랙박스 등 새 시장을 개척한 점이 주효했다. 이 회사는 2분기 매출로 전분기 대비 15% 증가한 161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매출 302억원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세웠다. 특히 2분기부터 영업이익, 경상이익 등 모든 지표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 실적 확대를 위해 모바일 TV 시장과 차량용 무선 블랙박스 시장에 집중한다. 풀HD급 다채널 제품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 시장 점유율도 높여갈 계획이다. 홍승수 코아로직 부장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지속된 모바일 TV 및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 매출 증가가 올 상반기 성장세의 동력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웍스, 아나패스 등 기존 선두권 팹리스 업체의 매출 성과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가 등장했을 때 팹리스 업체들의 시장이 사라졌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대기업이 내재화하지 않은 제품이나 새 시장에 적극 대응한 팹리스 업체들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