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IPO 시장 하반기도 사상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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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IPO) 시장은 패닉 상태입니다. 기관도 공모물량을 소화하는 데 부담스러워할 정도입니다. 이런 시장 상황에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하반기에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공모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8월 초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던 모다정보통신은 최근 공모를 철회했다. 이 회사 상장 연기는 최근 싸늘해진 IPO시장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IPO시장이 싸늘히 식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4개)과 코스닥시장(6개)을 합쳐도 상장 기업은 10개에 그친다. 지난해 상반기(유가 11개, 코스닥 33개)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최근 5년간 최저치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도 코스닥 시장만 놓고 보면 상반기 16개, 하반기 22개 기업이 IPO를 추진했다.

상반기 IPO를 통한 공모 금액도 급감했다. 상반기 코스닥시장 공모금액은 101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7901억원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2008년 상반기(2787억원)와 비교해도 반토막도 안 된다. 최악의 상황이다.

이달 들어 신규 상장한 5개 기업 주가도 부진하다.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우영에이치씨, 엠씨넥스, 피엔티 등은 모두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 13일 상장한 디지털옵틱 만이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하반기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상장 요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실적이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이날을 기준으로 코스닥시장 IPO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를 예정한 기업은 4개사,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도 11개사에 불과하다.

이부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제도팀장은 “지난달 IPO 수요를 조사할 때만해도 하반기 IPO 실적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상황은 기업 실적 부진까지 겹쳐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IPO 기업의 수요예측과 공모 주식을 인수하는 기관도 최근 시장 상황에 부정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기업 주식을 인수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신규상장 기업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공모기업이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경기가 살아나서 지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모시장 역시 주식시장과 연관성이 높다”며 “유럽 위기가 진정돼야 IPO시장도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개년 반기별 상장기업 현황 (단위: 개사, 억원)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 IPO 시장 하반기도 사상 최악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