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터치스크린패널(TSP) 전문 업체인 이엔에이치가 인듐주석산화물(ITO) 전극 필름을 대신할 은(Ag)나노 터치스크린패널(TSP)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국내 전문 업체인 한성엘컴텍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미세 가공 업체가 적어 상용화가 어렵던 은나노 TSP 상용화가 목전으로 다가오는 추세다.
24일 TSP 전문 업체 이엔에이치(대표 이오준)는 은나노 TSP 개발에 성공해 빠르면 9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엔에이치 관계자는 “10월까지 23인치 대형 은나노 TSP를 국내외 고객사에 월 5만개 이상 납품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추가 설비를 확충해 생산능력을 4인치 기준 월 4백만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엔에이치는 지난해 말부터 은 나노 와이어 필름을 활용한 중대형 TSP 개발을 진행했다. 그동안 은나노 TSP는 미세 패터닝 공정이 어려운 탓에 수율을 확보할 수 없었다. 미세 패터닝 가공에 주로 사용되는 레이저 식각법은 필름과 은나노 와이어의 접합면이 울퉁불퉁해져 불량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엔에이치는 레이저 식각법 대신 습식 식각법을 사용해 수율을 높였다. 회사는 독자 개발한 부식액으로 은나노 와이어 필름에 패터닝을 입히고 롤투롤(Roll to Roll) 생산 방식으로 평탄도를 유지해 수율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용훈 연구소장은 “이번 중대형 은나노 TSP는 자체 개발한 가공 기술의 산물”이라며 “92% 이상의 높은 투과율과 60Ω의 낮은 저항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고유의 은색으로 투과되는 빛이 산란돼 휘도가 떨어지는 것도 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은나노 와이어 원단을 개선해 휘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은나노는 TSP에 쓰이는 ITO 대체 소재로 탄소나노튜브(CNT), 그래핀과 더불어 차세대 투명전극 소재로 꼽힌다. 기존 정전용량방식 TSP는 보통 1~3개 ITO 패턴 층을 형성하고 있다. 은나노 TSP는 ITO 증착 대신 은나노 코팅 원단에 패터닝 공정, 전극배선인쇄 공정으로 터치센서를 구현하는 구조다. 은나노는 기존 ITO필름 대비 최고 20% 이상 저렴하고 저저항을 구현해 메탈라인까지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휘어져도 깨지지 않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탑재도 가능하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