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글로벌 경제위기가 자칫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회에서 “현재 위기가 충격의 강도 면에서 2008년보다는 덜하지만 각국 정부, 정치권의 리더십 발휘가 약해진 상황에서는 지루하게 오래가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2008년 경제 위기를 `태풍`, 현재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침체 상황을 `장마`에 비유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금융·외환·자본시장은 2008년 경제 위기와 비교해 상당히 안정돼 있지만 실물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장관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신흥시장이 73%를 차지한다”며 “2008년에는 신흥시장이 괜찮았지만 지금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를 포함한 신흥시장이 불안해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가 2분기부터 상당히 나빠졌다”며 “올해가 작년보다 못하지만 올해보다는 내년이 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장관은 “정책을 과감히 펴겠지만 위기 여파가 2~3년 갈 수 있는 장맛비라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금 여유자금과 공기업 투자를 늘리는 방법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65%에 해당하는 8조5000억원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박 장관은 “조세부담률은 작년 말 기준 19.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5%의 80% 수준”이라며 “명목국민소득이 OECD 회원국 평균 82% 정도이기 때문에 조세부담률도 적당하다”고 분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