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제왕이 만났다. 마이크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다.
로이터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각) 양 사 경영진이 20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미국 알칸사스 벤톤빌에 위치한 월마트 본사에서 열리는 월간 행사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양 측 CEO 외에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월마트 미국 및 인터내셔널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저커버그 CEO와 샌드버그 COO는 이 행사에서 별도의 기조강연도 진행했다.
외신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기업 수장이 만난 이유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오는 26일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하는 페이스북 주요 경영진이 월마트 본사까지 날아간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고 수익 성장에 한계를 느낀 페이스북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눈을 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9억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을 온라인 장터로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동안 페이스북을 마케팅에 활용했던 JC페니, 갭, 노드스트롬 등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반면에 팹닷컴, 우들, 카피어스 등 SNS와 쇼핑을 결합한 신생 스타트업이 페이스북을 무섭게 추격하는 것도 자극제가 됐다.
월마트가 원하는 것도 분명하다. 월마트는 지난해 4440억달러에 달하는 판매액을 기록한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 체인이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 부문에서는 480억달러인 아마존에 한참 뒤진다. 지난해 월마트 온라인 판매액은 전체의 2%에 그친다. 더욱이 성장률은 아마존(41%)이 월마트(8%)를 압도한다. 온라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월마트는 1700만 팬을 확보한 페이스북을 온라인 매출 확대에 이용할 심산이다.
전문가들은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업체의 협력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벤처캐피털업체 액셀파트너스의 제임스 브로이어가 두 회사 이사회 멤버라는 점도 협력 가능성을 밝게 한다. 외신은 양사 CEO 만남이 두 회사 관계를 `더 깊게(deepen) 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