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최근 실시된 주요 공공기관 사업에서 잇따라 외산 통신장비를 제안해 국산 장비업계가 울상 짓고 있다. 국내 장비업계는 “정부 시책에 반하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마감되는 경기도 정보통신망사업 사업에 통신 3사가 글로벌 기업 장비로 구성된 제안서를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도내 망과 국가백본망을 잇는 회선임대 사업이다.
경기도가 아직 국산화되지 않은 캐리어이더넷을 사실상 입찰요청서에 포함시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통신업계는 국산 제품이 없는 캐리어이더넷은 물론이고 이미 국내 업계가 안정된 기술력을 확보한 고밀도파장분할다중(DWDM) 장비까지 외국 기업을 파트너로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송분야에 특화된 회선임대 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량 외산 장비로 망을 꾸민 것이다. 경기도 정보통신망사업은 4년간 176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공공사업이다. 오는 10월 KT와 기존 회선임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사업자가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초 발주된 400억원 규모 국가정보통신망사업(K-net)에서도 MSPP, DWDM을 전량 외산 장비로 제안한 통신사가 수주해 논란이 일었다.
장비업계는 “공공기관에 국내 중소업체 통신장비 도입을 장려하는 정부시책에 반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지식경제부는 `IT네트워크 구축·운영 지침`을 통해 3억원 이상 공공기관 네트워크 사업에 대해 사전심사를 하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를 관할하는 행정안전부 역시 지난 6월 마련한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지침`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 수주 경쟁에서 차별 받지 않도록 안전망을 꾸렸다.
하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는 정보통신망사업이 도가 직접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회선임대란 점을 들어 정부 지침을 회피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