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재건 못 믿겠다” 주가 곤두박질…결국 32년만에 최저 기록

신임 사장 히라이 가즈오 행보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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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이 가즈오 소니 신임 사장의 재건 행보가 가시밭길을 만났다.

4년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강도의 회생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나 최근 주가가 연일 급락하는 등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흑자 전환 방안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저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당분간 주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각) 도쿄 주식시장에 상장된 소니 주가는 지난 주 대비 4% 하락한 961엔을 기록했다. 7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결과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6월 4일 주가 990엔에 비해서도 크게 밑돌았다.

일본 주요 언론은 이날 주가는 주식 분할을 기존 주가로 산정했을 때 지난 1980년 6월 이후 3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가가 빠르게 하락한 것은 모호한 경영전략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나카네 야스오 도이치증권 애널리스트는 “엔고와 유로 하락에 따른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지만 소니가 새롭게 내놓은 경영 전략과 시행 방안이 명확치 않은 것이 주가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월 히라이 가즈오 신임 사장은 40페이지에 달하는 소니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히라이 사장은 디지털카메라와 모바일, 게임 등 성장 사업과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TV사업을 2014년 3분기까지 모두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장담했다. 휴대용 게임기 판매 대수를 전년 대비 86% 높이고 스마트폰 판매도 48%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내놨다.

그러나 일본 증권가는 “과도하게 높게 잡은 목표를 달성할 세부 계획에 설득력이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와타나베 다카시 골드만삭스증권 애널리스트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나머지 관련 제품의 판매 대수가 하락할 경우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오히려 커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반해 실적 하락으로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나소닉은 소니와 달리 증권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쓰가 가즈히로 신임 사장이 지난달 말 취임 직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발표한 가전제품 판매 확대 계획이 호평을 받았다. 5월에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끌어냈다. 이 영향으로 파나소닉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에 벗어나면서 연중 최저가를 9% 이상 웃돌았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