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헬스케어 솔루션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총 190억달러(약 24조원)를 전자건강기록(EHR) 확산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EHR 분야에서 선두 기술을 보유한 국산 업체들이 `미국행`을 서두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컴퓨터, 유비케어, 비즈니스온, 삼성SDS 등 국산 헬스케어 대표 주자들이 최근 들어 미국 시장에 전극 진출하고 있다. 지사 설립은 물론, 현지 지역 파트너를 인수합병하면서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규정한 인증을 획득한 EHR 시스템을 도입하는 의료기관에 최대 2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2015년까지 도입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이후 진료비 지원을 삭감하도록 하고 있어 사실상 미국 내 모든 의료기관이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거대 미국 EH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국내 의료 솔루션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전자의무기록(EMR) 시장에 진출했던 비트컴퓨터는 지난해 2월 미국 현지법인인 `비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LA와 뉴욕에 각각 설립해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미국시장을 목표로 개발한 EHR 솔루션인 `차트플러스`는 미국 내 인증제도인 `CCHIT`와 `ONC`를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모두 획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회사는 이미 미국 의원급 병원 십여 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는 “미국 의료정보 시장은 일본, 태국 등지보다 진입장벽이 높지만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의료정보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면서 “비트컴퓨터는 2006년부터 오랜 시간 철저한 준비를 해온 만큼 올해 미국 등 해외에서만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비케어는 지난달 미국 EMR 업체인 `플래티넘MD`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비케어는 플래티넘MD의 지분 60%를 40억원에 매입했으며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해 미국 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헬스케어 전문 솔루션 업체 외에 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최근 미국 남부지역 병원 네트워크인 `크리스터스 헬스(CHRISTUS Health)`와 10년간 EMR 솔루션 공급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SDS의 솔루션 라이선스 모델 기반의 해외 진출 첫 사례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삼성SDS는 미국 텍사스 지역을 중심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형태의 의료정보 솔루션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비즈니스온도 지난해 미국 현지법인 `비즈니스온(BusinesOn)`을 설립, 현지 실정에 맞게 개발한 `엠차트 EMR(Mchart EMR)`이 지난 5월 미국 보건성으로부터 `의미있는 사용수준 인증(MUC)`을 획득했다.
장석영 비즈니스온 미국법인 대표는 “국내 기술로 미 보건성 인증을 받았다는 데 의의가 크며,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 성과를 기반으로 중국, 태국 등 아시아와 남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이 국내와 비교해 훨씬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불과 2년 전 30여개에 불과하던 미 EMR 시장에 최근 400여 업체들이 생겨났다”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기술력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헬스케어솔루션 업체들의 미국 EHR 시장 진출 동향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