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보호 법안이 8월 이후 추가로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PC방이나 멀티방 등 소위 `○○방` 운영 업주의 근심도 깊어간다. 청소년 탈선방지와 청소년 보호라는 가치에는 동의하지만 이들 법안이 자칫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산간을 태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40∼50대 연령대가 많이 창업한 멀티방 운영주들은 생계 위협에 처해 있다고 호소한다.
◇청소년 고용과 출입 금지 법안 현황=오는 9월 16일부터 19세 미만 청소년이 PC방에서 일을 할 수 없다. PC방 사업주가 청소년을 고용해선 안 되는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멀티방 출입을 금지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도 8월 18일 시행된다. 앞으로 영화감상은 물론 게임, 노래, 인터넷 검색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멀티방에 청소년들은 출입할 수 없다. 정부는 다만 기존 사업자들이 시설기준을 충족시킨 뒤 복합영상물제공업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1년간의 유예기간을 줬다.
문화부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뒀지만 신규로 멀티방 사업을 하려는 업체는 바로 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1167개가 등록된 비디오방과 청소년출입시설을 갖추지 않는 노래연습장은 이미 청소년 출입 금지 대상이다. 위반 시 형사 처벌을 받는다.
◇건전한 멀티방 업체, 생계위협=이러다 보니 멀티방, PC방 등은 규제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국내 경기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규제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은 불법적 영업을 하는 업체 단속을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 건전하게 영업을 하는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하소연한다.
양연준 복합유통게임제공업협회 회장은 “침대와 샤워실을 갖춘 퇴폐 유사 멀티방 탓에 멀티방 업주들의 생계가 곤란해 처해 있다”며 “일부 매장 때문에 업계 전체가 억울하게 매도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일부 밀실을 갖춘 매장이 있지만 대다수는 노래방보다 건전하게 운영된다”며 “밤 10시까지 이용하는 청소년이 주요 고객인데 앞으로 매장 운영이 힘들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멀티방을 운영하는 또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에 멀티방이라고 검색하면 부정적 얘기만 나온다”며 “가족들이 떳떳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려는 꿈이 깨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