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개발을 교란하려고 `플레임(Flame) 바이러스`의 개발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의 `사이버전쟁` 수행 능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미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 이 코드명 아래 `스턱스넷`이란 바이러스를 개발해 이란을 공격한 일이 있다.
외국에 비해 우리 군의 사이버전 수행능력은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북한보다 우리 군의 사이버전 대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우수 인력 양성을 중심으로 사이버전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방부가 사이버 전투능력을 키우기 위해 국군사이버사령부 조직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예 부대 중심의 핵심인력은 아직 부족하다.
이동훈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사이버전에 대비함으로써 러시아, 미국에 이은 세계 3위권의 사이버전 강국”이라며 “전반적인 정보보호 직무를 총괄하는 사이버국방 병과를 신설, 체계적으로 군 사이버보안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내 사이버전쟁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사이버보안 정책과 등 사이버전쟁 정책을 전담할 과를 국방부 내에 신설, 사이버사령부와 별도로 정책 발굴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육해공 각 군의 사이버전투 능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대치 상황이어서 우리의 사이버전쟁 위험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큰 편이다.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최근 하루 평균 2만5000여건의 사이버공격이 발생한다. 거의 대부분 북한, 중국발 공격이다. 국정원은 지난 7·7 DDoS 공격, 3·3 DDoS 공격, 농협 전산망 마비 등 국내 기간망, 금융망을 위협할 대형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북한은 사이버전 총본산인 정찰총국 아래 전자정찰국 사이버전지도국을 두고 해킹과 사이버전 임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소속 인력만 30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석철 큐브피아 사장은 “최근 드라마 유령에서 스턱스넷 공격으로 국가 기간망이 마비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며 “신종 악성코드 스턱스넷, 플레임의 등장으로 국가 기간망을 마비시킬 사이버전쟁이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함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윤광택 시만텍 보안담당 이사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IT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사이버 위험에 더욱 치명적”이라며 “인터넷과 분리한 망도 스턱스넷, 플레임바이러스 등의 공격에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어 사이버보안에 더욱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사이버 전쟁 능력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