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로스카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유로존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유럽연합(EU)의 자구 노력을 촉구하며 폐막했다. 각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재원 확대안을 확정해 유로존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유로존 위기해결을 위한 구체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공은 오는 28~29일 EU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
19일(이하 현지시각) 각국 정상들은 회의를 마치며 유로존 자구노력 선행과 IMF 구제금융 재원 확충을 골자로 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G20정상들은 선언문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지지하며 유럽 차원에서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7월 초 유로안정화기구(ESM) 설립으로 유로존 자체 방화벽을 강화해야 한다며 스페인의 은행부문 자본확충 지원 결정을 지지했다.
특히 EU국가의 재정적자 감축목표 등을 담은 `신 재정협약`을 `재정 통합`을 향한 중대한 진전으로 인정했다.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국가별 재정정책이 지속성을 가져야 하며 이를 토대로 긴축이 아닌 성장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경상흑자국은 내수 확대로, 경상적자국은 저축제고와 민간수요를 촉진해 불균형 상태인 국가 재정을 바로잡고 성장 기반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무역과 관련해 보호주의를 배격한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한국이 2008년 주도해 합의했던 `보호무역조치 동결` 및 `무역제한조치 원상회복`을 재확인하며 2014년까지 이를 연장키로 동의했다.
IMF 긴급 구제금융 재원은 4월 워싱턴 합의때보다 260억달러가 늘어난 4560억달러 규모로 확정했다. IMF 지분(쿼터) 및 지배구조 개선 입장도 재확인했다. 유로존 위기나 향후 세계 금융위기 도래 시 IMF가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이 주도한 의제인 `녹색성장`은 세계 경제가 장기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요소라는 데 동의하고 회원국별 `자기평가 보고`와 함께 기후변화 재원 조성을 위한 G20 내 스터디 그룹을 창설키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를 타개하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하다는 평가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 재정위기가 구제금융 지원 같은 단기 처방만으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고쳐야하는 문제인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때문에 오는 28~29일 소집되는 EU정상회담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옮겨갔다.
이날 G20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녹색성장과 자유무역 전도사를 자처하며 각국의 동참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로스카보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녹색성장은 환경과 경제가 양립하는 것으로,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에 기여한다”며 “유엔과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적극 참여,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 추진을 지원하고 있음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가 어려운데 G20이 개발의제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 일수록 개도국 성장은 세계 경제회복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 오찬에서는 자유무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선도발언에서 “지금 보호무역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제통상을 촉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보호무역을 하지 말자고 결정했고, 그 결과가 보호무역조치 동결로 나타났다. 보호무역과 싸우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보호무역조치 동결 연장을 제안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G20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20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이틀 동안 열리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리우+20`은 186개국 지도자와 국제기구 수장, 기업 및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참석하는 지구촌 최대 규모 회의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