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트만 코닥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 특허 매각 계획을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언론에 따르면 코닥이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국 파산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애플이 1990년대 초 공동 작업을 통해 획득한 특허 10건을 자사 소유라고 주장한 것은 잘못됐다고 명시했다. 코닥은 이와 함께 애플에서 분사한 플래시포인트테크놀러지도 동일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함께 제소했다.
쟁점이 된 특허는 LCD 화면을 통해 사진을 미리 볼 수 있는 기술이 포함돼 있다. 코닥은 관련 특허를 내다팔아 회생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애플의 방해로 차질을 빚고 있어 이 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애플은 미국 법원에 코닥을 특허 침해로 소송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에서는 파산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애플은 코닥을 예외로 해달라고 신청한 것. 하지만 미국 법원은 애플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코닥의 소송은 애플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코닥은 “애플이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침해한 당사자이면서 잠재적인 매입자”라며 “코닥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지연할 뿐만 아니라 특허 매각을 방해하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플과 플래시포인트가 자사 경영난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고 하고 있으며 특허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경영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닥은 파산 신청 이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9500만달러를 대출받는 과정에서 금융권이 특허매각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데 동의했다. 코닥은 이번 소송에서 문제가 된 특허를 포함해 총 400건을 매각하기 위해 금융컨설팅 업체에 의뢰했으며 20여개 업체가 구매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