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을 앞서 선보이는 대표적인 국가 일본이 아직까지 팩스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일본 가정 내에 팩시밀리를 보유한 비율이 5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각국에서 컴퓨터와 이메일 확산으로 팩시밀리 사용이 계속 줄어드는 것과 달리, 이번 일본 가정 보급률은 지난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가정뿐 아니라 회사와 정부 기관에서도 팩시밀리를 활발하게 사용했다. 신칸센에서부터 전자기기까지 첨단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기존 일본 이미지와 또 다른 면모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일본어 입력 컴퓨터 자판과 인터넷 접속 비용 문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말까지 일본에서 사용되던 초기 워드프로세서는 일본어를 입력하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대다수 일본 기성세대들은 아직까지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기보다 직접 종이에 쓰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공식 문서에 도장을 꼭 찍어야하는 문화도 팩시밀리를 계속 이용하게 된 또 다른 원인으로 꼽혔다.
값비싼 고속인터넷 접속비용도 일조했다. 전화망을 정부가 독점해온 일본은 고속인터넷 접속비용이 다른 국가에 비해 고가였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문서를 주고받는 문화가 확산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일본 네티즌이 인터넷 검색을 주로 휴대폰으로 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