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장비보다 20배 이상 빠른 산업용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3D CT) 장비가 국산 기술로 개발됐다. 3D CT는 부품 내부에 엑스레이를 투과해 결함을 찾아내는 제품 검사 장비다.
신뢰성 수준이 높은 부품이 요구되면서 3D CT 장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고가 외산 제품이 시장을 선점한 탓에 중소기업들이 구매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주조기술센터 유승목 박사팀은 지식경제부 지원을 받아 산업용 3D CT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산학연 공동 연구팀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에는 서울대, 서울여대, 쎄크, 현대모비스, 엔에스씨인더스트리, 쓰리디산업영상 등이 참여했다.
이번에 개발한 핵심 기술은 △부품 내부에 엑스레이를 투과해 촬영할 수 있는 3D 스캐너 △촬영된 데이터를 3D 영상으로 보여주고 고속으로 결함을 찾아주는 소프트웨어(SW) △산업현장 생산라인과 연계해 부품을 전수 검사할 수 있는 인라인 검사 플랫폼까지 3가지다. 모두 우리 독자 원천기술로 개발됐다.
SW는 GPU 가속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고속처리 시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구현했다. 자동차 엔진 블럭(4GB 용량)을 촬영하면 1분 안에 부품에 생긴 기포·균열·이물질 등 불량을 자동으로 알수 있다. 기존 SW보다 20배 빠른 속도다. 이미지를 회전하거나 단면을 잘라볼 수 있어 정밀한 측정뿐 아니라 역설계도 가능하다.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가격은 기존 제품의 반값인 900만원 수준이다.
생기원은 올해 안에 3D CT 시스템과 자동차 생산라인을 연계해 주요 부품을 전수 검사할 수 있는 인라인 제품검사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나경환 생기원장은 “엑스레이 CT기술과 3D 소프트웨어 분야는 우리 산업계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술 수준이 낮았다”면서 “이번 3D CT 개발이 국내 부품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