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엔씨소프트라는 날개를 달고 세계 게임 업계 지존에 도전한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는 세계 수준의 게임 개발력과 해외 사업 노하우의 만남이다. 전통의 강호인 미국과 일본,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중국 경쟁사들에 맞서기 위해 파격적 방식으로 연합전선을 만들었다. 직접적으로 거론되는 상대는 블리자드, 텐센트 같은 글로벌 게임사다.
국내 시장을 재패한 만큼 세계 시장을 정조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콘텐츠도 확보했다. 엔씨소프트 게임은 블리자드의 유일한 맞수로 인정받는다. 외신들도 엔씨소프트의 인수는 넥슨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넥슨은 지난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게임사 인수를 추진해왔다. 최근 지분을 추가 확보한 대만 감마니아 이외에도 해외 유통망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게임사를 추가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일본법인은 이번 인수를 위해 상장으로 마련된 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했다. 김택진 대표로부터 회사 총 주식의 14.7%에 해당하는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원에 취득했다. 인수 금액은 총 8045억원으로 국내 게임 업계 지분 거래 최대 규모다.
이번 인수는 극비리에 진행됐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와 김택진 대표의 담판으로 이뤄졌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이 연합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하자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지분 인수 관련 실무는 경영지원본부장인 나성찬 엔씨소프트 부사장과 넥슨 일본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웬 마호니가 직접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고위 관계자는 파격적 지분 거래 배경에 대해 “적당히 피를 섞어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다”면서 ”양사 대표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성사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투자로 넥슨은 최대주주가 됐고 김택진 대표는 9.9%의 지분으로 2대 주주로 물러났다. 김 대표는 계속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직을 계속 유지한다.
한편,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사실은 지난 8일 오후 4시경 본지가 단독 보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