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의 진화`를 주제로 열린 제 50회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2012가 8일(현지시각) 폐막했다. 위축된 시장 분위기 탓에 화려함은 덜했지만 이번에도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어김없이 선보였다. 특히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확인했다.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3일부터 개최된 SID2012는 3개의 기조연설과 73개의 기술 세션을 통해 미래 산업 비전을 조망했다. 256개 구두 발표를 포함해 총 394편의 논문이 출품됐다. 195개 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해 신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술 세션은 3D·그린테크놀로지·SSL(Solid State Lighting)·플렉시블 디스플레이·터치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시회에서는 AM OLED 패널과 플렉시블 유리, 멀티터치, 아이트래킹 기술 등이 돋보였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는 55인치 AM OLED TV를 발표했으며, CMI와 티안마는 중소형 AM OLED 패널을 선보이면서 한국의 OLED 기술을 추격했다.
코닝·아사히글라스·일본전기초자(NEG) 등 유리기판 업체들은 필름처럼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100㎛이하 두께의 유리를 전시했다. 최대 16개 포인트 멀티 터치 기술과 시선에 따라 3D 입체 영상의 초점을 자동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눈길을 모았다. 3M은 3~4장에 달하는 LCD용 광학필름을 한 장으로 구현한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은 SID2012에서 단연 주인공이었다. 3개의 기조연설 중 2개를 도맡았고, SMD는 SID 50년 역사 처음으로 대상과 최고상을 동시 수상해 화제가 됐다.
SID에서 집중 조명된 기술들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게 될 날은 언제일까. 이우종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마케팅팀장(상무)을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AM OLED TV 시장이 향후 2~3년 내에 개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무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궁극의 화질을 통해 LED TV로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OLED TV의 파급력은 LED TV보다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디스플레이의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두께와 무게에서 강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혁신도 가능하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사용하며, SMD는 이를 위해 새로운 증착 및 봉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 상무는 “플라스틱 디스플레이는 우선 초기 평평한 제품이 선보이겠지만 조만간 구부러지고 접히는 제품도 출시될 것”이라며 “양산 시기는 세트 기업과 조율 중이며, 시기가 그리 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IT 시장 외에 광고나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한 혁신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사용자 환경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보스턴(미국)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