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30주년·전자신문30주년 특별기고] 인터넷의 미래 기술에 대한 소고

대한민국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인터넷은 40년 전 미국에서 처음 설계되었기 때문에 최근의 트래픽 폭증, 무선 사용자 급증 등 환경 변화와 성장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개방형 시스템으로서의 보안 약점, 트래픽의 비효율적 전송, 단말 이동성 문제, 인터넷 라우팅(routing) 정보 급증 등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인터넷 구조(architecture)나 핵심 프로토콜을 변화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 근본적 이유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변화시키려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국내에서도 연구가 시작 단계에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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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경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인터넷은 세계적으로 수조달러 규모 시장이다. 인터넷 구조 기술에서 밀리면 망 장비·단말기 시장에서도 밀릴 뿐만 아니라 도메인네임시스템·인증서 등 인터넷 인프라 시장에서도 고전하게 된다.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기술, 단말기 이동성을 지원하는 기술, 신뢰성 있는 네트워킹 기술 등 유망한 미래 인터넷 구조 기술에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무선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망사업자는 무선용량을 증대하기 위한 비용 때문에, 사용자는 높은 사용료 부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방법 중 하나는 1000억달러 비즈니스 가치가 추산되는 TV주파수 유휴 공간(white space)을 이용하는 것인데, 현재 수 ㎞ 전송 범위 슈퍼 와이파이(Super-Wifi) 기술이 유망하다. 유휴 공간을 무료나 저가로 새로운 망 사업자에게 제공하면 속도는 3G·4G 통신망보다 못하지만 새로운 무선망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무선트래픽을 경감하고 요금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제도 정비, 기술 개발, 사업자 선정 등을 잘 계획해야 한다.

빅 데이터도 중요하다. 스마트기기에는 위치센서, 마이크, 가속도센서 등 많은 센서가 있다. 이러한 기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익명화 등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도록 하고 접근할 수 있게 하면 새로운 서비스가 활성화할 것이다.

이미 싱가포르는 국가 주도로 휴대폰 사용자 수만명의 행태를 분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한국도 새로운 통신망(유휴 공간 등)·새로운 기술·새로운 빅 데이터를 개척해야 한다. 다행히 방통위에서 스마트 네트워크, 오픈 플랫폼을 목표로 네트워크 고도화·가상화·지능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인터넷에서 한국이 리더가 되도록 산학연관이 협동해 기술·서비스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권태경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tkkwo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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