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최근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여러 측면에서 많은 조직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전반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기업을 위한 세계화 전략을 담당하도록 요구하는 추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나는 최근 인도, 중국 및 영국의 가트너 사무소를 방문하는 3주간 출장에서 돌아와 여러 다양한 국가와 문화의 관리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문화적 이해도(cultural understanding)`를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여기는 기존 개념은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오늘날 성공적인 세계화 전략은 그보다 훨씬 깊은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
만약 회사가 국내에서 성장한 현지 기업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세계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화 물결이 시작된 초기에는 재화의 생산과 서비스 제공이 낮은 비용의 국가나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방적인 흐름이 대표적인 특징이었다. 최근 세계화 흐름은 점차 서방 세계의 쇠락이라기보다는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rise of the rest)`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흥 국가들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일부의 경우, 다국적 기업의 최대 시장이 되는 동시에 신흥 국가에서 화웨이(Huawei), ZTE, 하이얼 그룹(Haier Group), 인포시스(Infosys), 와이프로(Wipro) 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는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선진 시장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진화에 따라 초기 세계화 전략에서 성공을 위한 `성배`로 인식됐던 문화적 이해도와 문화 간 연결은 이제 위생 요인(hygiene factor) 즉, 이제 더 이상 그 자체로서는 차별화 요인이 되지 않지만 반드시 충족돼야 하는 최소 요구 조건이 됐다.
공급망(supply chain), 고객, 브랜드 인식, 규제 영향, 인수 합병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등을 관리하기 위해 조직 전반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이러한 관리가 매우 기술 중심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CIO들은 새로운 세계화 시대를 맞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이 CIO를 이와 같은 전략의 당연한 책임자로서 생각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는 CIO들에게 이러한 책임을 맡고 자신의 업무 적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발행된 `세계화와 관련해 CIO(및 CEO·CFO)가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가트너 부사장 겸 최고 애널리스트인 파타 아엔거는 CIO가 갖춰야 하는 새로운 역량 목록을 규정했다. 세계화는 기업들이 신흥 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서 공급측 과제 및 신흥 시장의 경쟁 업체로 인한 위협 등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사업 수행과 관련한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
IT는 이 모든 방면에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화는 언제나 변함 없이 제휴 및 파트너십 체결 필요성을 증가시키며 IT 부서가 전 세계 다양한 서비스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CIO들에게 제휴 파트너를 제안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세계화와 관련 더욱 흥미로운 두 가지 측면은 스킬과 인재에 대한 접근, 더 나아가 혁신에 대한 접근이다. 인재 확보 경쟁은 머지않아 전 세계 대부분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상 현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기술 사다리(skill ladder)의 맨 꼭대기에 있는 인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 분야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술이 업무의 모든 영역에 널리 확산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악화될 것이다.
IT는 이제 현지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IT 인재를 평가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전 세계 어디든 관계없이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IT는 이러닝 및 원격 교육 툴, 데이터베이스, 위키스(Wikis) 및 전 세계 직원들이 보다 다각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영상 회의 기능 등을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 지식, 문화 및 교육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혁신은 지속적이고 급속한 변화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P&G는 혁신에 대한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모델을 적용해 자사 제품 아이디어의 60%를 주로 신흥 시장 지역의 외부 엔지니어로부터 얻고 있다. CIO들은 신흥 시장에서 성공한 혁신 사례를 선진국 시장으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기업에 대한 `역 혁신(reverse innovation)`을 추진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CIO는 이러한 분야의 책임을 맡아야 한다. 최근 가트너 심포지엄에서 실시한 인터뷰에서 한 CEO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가 신흥 시장에서 출발한 혁신을 추적하는 것이며 이는 선진 시장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혁신에 대응하거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CIO가 추적해 `조기 경보 신호`를 나머지 비즈니스 분야에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여러 산업 및 지역 전반의 기업들은 이제 세계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속적인 성공, 또는 장기적인 생존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은 세계화된 시장의 힘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될 것이다. CIO들은 이와 같은 노력의 책임을 맡는 당연한 비즈니스 리더며 상당 수 CEO들이 이를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CIO는 기업의 세계화 노력에 대한 책임을 맡도록 먼저 제안해야 한다.
린다 프라이스 가트너 이그제큐티브 프로그램 그룹 부사장 linda.price@g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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