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투자자들…한국에 몰리는 까닭은?

FTA 발효로 관세 인하 기대감 높아져

#미국 스타이온(STION)은 지난달 대구에 1억3500만달러 규모 태양광 패널 생산 투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투자 결정과 함께 한국을 동북아 생산 거점으로 정했다. 당초 중국 투자를 추진했으나 높은 관세 문제로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한국으로 선회했다.

#벨기에 대표 소재업체 유미코어는 지난해 12월 충남에 4200만달러 규모 2차전지 관련 `양극재료 전구체용 원료와 전구체 제조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한-EU FTA 발효로 원재료 수입비용과 생산품 수출비용 감소 기대감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 FTA 발효로 외국 자본의 `한국행`이 이어졌다. 관세 인하 기대감에 한국을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FTA 체결국 기업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일본·중국 기업 투자도 증가세다.

17일 지식경제부·KOTRA에 따르면 1분기 제조업 분야 외국인 투자규모는 14억8000만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 7억8700만달러의 두 배에 육박했다. 1분기 전체 외국인 투자규모가 23억4600만달러로 작년 동기 20억500만달러와 비교해 3억4000만달러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제조업 분야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 보면 FTA와 연관성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KOTRA 외국인투자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EU의 한국 투자규모는 7억2000만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 5억2000만달러와 비교해 38% 증가했다. 제조업은 244%나 증가했다. 미국도 지난 3월 15일 FTA가 발효한 가운데 1~4월 투자가 6억7300만달러로 작년 동기 4억990만달러와 비교해 34.8% 늘었다. 백인기 KOTRA 투자총괄팀 차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FTA 발효 후 처음 개최한 투자유치 설명회에 현지 130여명의 투자자가 몰리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하루 행사에서 신고된 금액만 4억8000만달러에 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 나라뿐만 아니다. 올해 들어 일본과 중국의 우리나라 투자도 증가 추세다. 일본은 4월까지 10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작년 동기 5억5600만달러보다 87% 늘었다. 중국도 작년 1~4월 7570만달러에서 올해는 1억900만달러로 44% 증가했다. KOTRA는 일본·중국 투자 증가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EU·미국과 FTA 체결 여파로 본다.

이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제조 분야에서 활발한 투자유치로 전체 투자 규모가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규모는 지난 1999년 155억4500만달러를 최고점으로 감소세다. 2004년 이후 100억~130억달러 사이에 머물렀다. 지난해는 136억73만달러였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엔 FTA 영향을 무역에서만 찾았지만 지금은 투자 유치 효과를 크게 본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FTA 협상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오영호 KOTRA 사장은 “관세 철폐로 외국인 투자 여건이 더 좋아졌다”며 “외국 투자유치는 고용 증가에도 크게 기여하는 만큼 앞으로 투자 유치활동을 크게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표】주요 국가별 국내투자 유치 현황(단위:100만달러)

※자료:KOTRA 외국인투자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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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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