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지역 기업가와 벤처캐피털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15일 M&A분석 전문업체 디알로직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대표 스타트업인 페이스북, 징가, 그루폰 3개 업체는 지난 1분기 동안 총 21개 업체를 인수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페이스북은 이 기간 11개 업체를 사들여 실리콘밸리에서 신생 `포식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한 해 페이스북이 인수한 업체는 12개였다. 그루폰 역시 지난해 총 7개 업체를 인수했는데 올해는 한 분기에만 6개 업체를 샀다.
규모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금액 역시 수직 상승했다. 징가는 지난 3월 오엠지팝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징가가 2010년부터 2년 동안 22개 업체를 인수하며 쓴 금액이 1억4720만달러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금액이다. 롭 코니비어 샤스타 벤처스 캐피털리스트는 “징가가 스타트업 인수에 목말라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역시 인스타그램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인 10억달러에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거대 IT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사례는 많지만 스타트업끼리 M&A가 활발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마크 핀터스 징가 CEO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모두 이구동성으로 “향후 M&A에 많은 금액을 쏟아 붓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실리콘밸리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게임업체 레드로봇 랩스 마이크 오이에 CEO는 “인스타그램과 오엠지팝 인수로 미뤄보아 `킬러 콘텐츠`만 있으면 충분히 회사를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우리 회사도 몇몇 덩치가 큰 스타트업이 인수 제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 부야의 제이슨 윌링 CEO는 “믿을 수 없는 기회가 너무나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M&A가 업계를 달구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기업공개(IPO) 보다는 M&A가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트리니티 벤처스의 패트리샤 나카세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지금 실리콘밸리는 장밋빛 희망으로 물든 봄”이라고 비유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M&A 현황 (출처 : 디알로직)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