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제대로 붙어볼 시간입니다.”
3일 `베가레이서2` 발표회장에 나타난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다소 비장했다. 워크아웃 졸업 후 처음 발표하는 신제품에 상당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신제품을 소개할 때마다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긴장감이 교차한다”며 “삼성전자와 애플 위세가 하늘을 찌르지만 베가레이서2 기술력과 제품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향한 포문은 그치지 않았다. 작정을 한 듯했다.
박 부회장은 “할 수만 있다면 브랜드를 가리고 삼성, 애플과 경쟁해보고 싶다”며 블라인드 테스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브랜드 파워에 밀려도 기술력은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 삼성전자와 애플만 남으면 고객에게 이로울까요. 시장에는 새로운 경쟁이 있어야 발전합니다.”
박 부회장은 “애플은 손바닥 컴퓨터를 모두가 누리게 했고 삼성과 팬택 등은 스마트폰을 훨씬 가볍고 빠르며 유용하게 패션 아이템화했다”고 강조했다. 애플 역할을 30% 인정한다며 나머지 70% 발전을 이끈 안드로이드 진영의 팬택 같은 회사 역할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베가레이서2가 나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는 퀄컴 칩 수급을 위해 무박 3일간의 미국 출장기도 소개했다.
“원칩 수급 불안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 없었습니다. 처음 우리가 제시한 물량의 60% 정도로 줄여서 요구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지만 이겨낼 것입니다.”
베가레이서2 최고 장점에 대해 “휴대폰의 생명력인 배터리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며 “화려한 첨단기술로 무장하기에 앞서 더욱 근본적 가치를 제고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제품을 기획할 때마다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고자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담는 데 노력한다”며 “산재된 기술을 어떻게 재해석해 고객 가치를 올리고 우리만의 독특한 가치를 이어갈 것인지는 영원한 숙제이자 화두”라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