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학생의 52%가 신입사원 연봉으로 3000만원 이상을 희망하는 반면에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은 8%에 불과하다고 한다. 괴리감이 느껴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보수 차이는 정부와 중소기업의 노력으로 보상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지만, 소신껏 중소기업에 취업해 꿈을 펼치려는 대학생 수 자체가 미미하다는 점은 우려된다. 대기업이 안 되면 아예 취업 재수를 하거나 구직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이후 경제 중심축이 점차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활발한 창업으로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성장동력의 원천이 되며 고용 없는 성장을 타개할 일자리 창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의 99%, 근로자의 88%를 차지해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중소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의 체질이 허약해질 수 있다. 중소기업 발전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요소임을 감안한다면 미래 주역인 청년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정부가 경기회복에 쏟아부은 과실이 중소기업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중소기업 양극화는 중소기업 혁신 역량 부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 하지만 지금껏 대기업 위주 성장 과정에서 고착된 대·중소기업의 수직적·일방적 거래관계에서 대기업이 우월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중소기업 성장을 저해한 측면도 크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겨우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납품 가격으로 구매한다는 중소기업의 볼멘소리는 괜한 것이 아니다.
주목할 것은 대·중소기업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나갈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고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를 정착시킬 제도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때문에 성장을 못한다는 자괴감보다는 해외 진출 등 시장 개척 노력으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만 선호하는 것도 문제다. 직장 선택 기준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자신의 잠재 능력 개발보다 당장의 화려함만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황금만능주의도 모자라 직장마저 외형적 규모로 선택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양극화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은 물론이고 국민의 중소기업 인식 개선이 급선무다. 중소기업만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규모의 성장을 강조했던 과거와 현재의 불합리성을 털어내고 전문지식과 기술기업으로 리모델링하는 의식 전환 작업이 필요하다. 미래 산업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자는 것이다. 대기업과 견줘 기피 대상이 되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차별화된 `전문기업`이란 위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라도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민 인식이 낮은 중소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국교원대에 `중소기업 바로 알리기`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이를 전파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중소기업 인식개선사업을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인식을 우호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중소기업 가치를 혁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영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 hanilceo@hanilworl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