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지경부장관 "대기업 동반성장 반성해야" 강력 촉구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2일 대기업이 초청한 자리에서 작심한 듯 대기업에 쓴소리를 던졌다. 홍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해 `함께 멀리, 2조 달러 정책` 주제발표에서 중소기업계가 조사한 설문결과를 사례로 들며 대기업이 동반성장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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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을 초청한 가운데 `2012년 제1차 경제정책위원회`를 개최했다. 홍 지경부 장관이 `함께 멀리, 2조 달러 정책`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홍석우 지경부 장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오른쪽부터)

홍 장관은 “대기업이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데는 이론이 많지 않다”며 “그런데 설문조사를 보니 `대기업 스스로 노력했다`는 것은 3.8%밖에 안 된다. 국민과 중소기업·정부 협력에 의해 `그렇게 됐다(경제발전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이어서 “물론 팩트(사실)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인간이 사는 진리를 볼 때 그들(국민)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 맞다. 적어도 그런 시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맞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더 강화해야 그런 얘기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장관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존립이 어려운 시대”라며 “사회적 책임 가운데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동반성장”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납품단가 인하 △기술 유출 피해 △구두 발주에 따른 어려움이 중소기업계가 꼽는 대기업과 거래에서 고충이라며, “제도가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이행해야 하는 사람이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대기업) 직원 얘기가 1년 단위로 평가를 받는데 어떻게 협력사를 걱정할 수 있겠느냐”면서 “CEO는 협력기업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다는 철학을 직원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전파해 주는 게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강연 예정시간 30분을 크게 넘는 40분가량을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역할에 할애했다. 특히 `그들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 맞다`는 문장을 수차례 반복하며, 억울한 부분이 있겠지만 대기업은 무시해서도 안 된다고 역설했다.

홍 장관은 또 “무역 2조 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성장동력)`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IT에 이어 융합 개념을 크게 보고 상반기 또는 상반기 지나고 나서 `산업융합 1차 기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에는 융합 방향 그림과 관련해서 만들 법·제도가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연구개발(R&D) 투자 조세지원제도 연장 요청에 홍 장관은 “잘 알고 있고 검토를 하겠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하게 되는데 여러분의 애로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대기업 경제활동을 위축하는 정책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 홍 장관은 “출자총액제한제도와 재벌세 부활 등 기업 활동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정부가 전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다”며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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