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소송 직접 개입 않고 그룹 키우는데 전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4주간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지역 현장경영에 나섰다. 형제 간 상속소송 건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기보다는 전문가에게 일임하고 본인은 삼성그룹을 키우는데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장은 2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지역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그는 스페인을 시작으로 유럽 전역을 4주 정도 둘러볼 예정이다.
출국 이유와 관련해 이 회장은 “세계경제가 다 불경기라지지만 특히 유럽 경제가 많이 않좋다. 현장을 직접 둘러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영국에서 3일(현지시각) 열리는 갤럭시S3 발표회장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회장 출국 현장에는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배웅했다.
그는 특히 최근 진행중인 소송건과 관련 “사적 문제로 개인 감정을 드러내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소송문제는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 일체 관여 안하고 (저는) 삼성그룹을 키우는 데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상속 소송을 둘러싸고 “한 푼도 줄 수 없다” 등의 강경 멘트를 해왔다. 이날 발언은 그동안과 달리 소송과 관련해서는 직접대응을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최근 불거진 삼성가 상속 소송은 여론몰이보다는 치열한 법리공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그 형제들 간의 상속소송에 대한 재판은 이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작된다. 이 회장이 4주간의 유럽 출장에 나서는 것은 1차 공판일을 넘겨 귀국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변호인단이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류 내용에 대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경우 선대회장이 물려준 형태 그대로 남아 있는 주식은 없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주식 명의인이 모두 변경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 특검 때 재산상속 분이라고 했던 것과 다르다는 일부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답변서 내용이 일부 잘못 인용되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이 부분을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