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업계 대중소 협력모델로 주목받았던 SK엠텍이 엠텍비젼의 자금사정으로 지분균형이 깨졌다. 엠텍비젼의 지분 축소 후에도 SK와 엠텍비젼의 `한 지붕 두 가족` 실험은 계속될 예정이지만 실험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차이나와 엠텍비젼의 SK엠텍(대표 함의혁) 지분율은 당초 6 대 4에서 최근 8 대 2로 바뀌었다. 작년 말 SK엠텍의 2차 증자 과정에서 엠텍비젼이 자금사정으로 증자에 불참, 상대적으로 SK차이나의 지분율은 크게 높아졌다.
SK엠텍 관계자는 “현금 매칭이 어려워 엠텍비젼의 지분율이 축소됐다”며 “한 쪽이 어렵다고 회사 문을 닫을 수는 없는 상황이고, 추후 사업계획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엠텍은 SK텔레콤이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해 SK차이나를 통해 엠텍비젼과 합작 설립한 기업이다. 팹리스 전문업체의 기술력과 대기업의 해외 유통망을 결합, 현지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모델로 관심을 끌었다. 대만 미디어텍이나 스프레드트럼 등이 추진해왔던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첫 번째 사례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형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대기업 자본을 통해 만들겠다는 시도였으나 장기적으로는 확신할 수 없는 사업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업계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려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동반성장 차원에서 협력사업 모델 발굴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공동 연구개발(R&D)과 투자를 포함한 기술과 유통망 결합 등 조인트 벤처 장려 시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