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
이 문구가 통하는 분야는 비단 가전 업계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붐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서비스 중 하나인 모바일 메신저 시장도 마찬가지다. 고객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 하나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명암을 갈랐다.
지난해 다음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은 무료 음성통화로 바람을 일으켰다. 소녀시대까지 동원해 광고를 냈다. 지난해 말까지 가입자 2000만명 돌파를 기대했지만 해가 바뀐 지금도 목표 미달이다.
NHN은 다음보다 1년 뒤 `라인`을 내놨다. 후발주자 라인은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말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한 후 오히려 가속도가 붙었다. 올해 2월 2000만명, 4월 3000만명을 차례로 돌파했다.
스마트폰 주소록 연동과 무료 음성통화, 깜찍한 디자인의 스티커 등 여러모로 비슷한 두 메신저의 운명은 어디에서 갈렸을까. 비밀은 회원 가입 방식이다. 마이피플이 다음 아이디로 로그인해야 하는 반면에 라인은 휴대폰 번호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
다음이 로그인 방식을 택한 이유는 클라우드 등 자사 다른 서비스와 원활하게 연계하기 위해서다. 마이피플에 다음의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얹어 유무선 통합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위치기반 정보와 동영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스마트폰과 PC를 아우르는 N스크린 전략을 펼치려면 로그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면에 네이버는 기득권을 버리고 초기 진입 장벽을 낮췄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라인을 더 선호했다. 라인이 급성장하는 동안 마이피플은 가입자 2000만명 안팎에서 성장세가 멈췄다. 더욱이 로그인 방식은 해외 사용자를 끌어들이기가 더 힘들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마이피플은 전화번호 인증 방식이 아니라 다음 아이디와 연동하는 로그인 방식이 맞다고 봤다”며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인이 일본에서만 1300만명 가입자를 모으는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약진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라인의 회원 가입 방식도 약점은 있다. 전화번호만으로는 사용자 행태를 파악하거나 의미 있는 마케팅을 펼치기에 한계가 있다. 카카오톡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이메일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NHN은 네이버 아이디가 필요한 PC 버전을 내놨다.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네이버 로그인으로 이어가게 만드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스토리`의 인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톡과 달리 아이디가 필요하다.
라인·마이피플 이용자 증가 추이(단위:명)
자료:각사 종합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