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M&A로 현지화 가속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전기·전자기업이 기업 인수합병(M&A)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치닫고 있는 글로벌 기업 간 현지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는 연내 국내기업 M&A를 목표로 대상기업 물색에 착수했다.

관심분야는 이산화탄소(CO2)저감·탄소배출권·청정개발체제(CDM) 등 온실가스 관련 사업이다. 역점을 두고 있는 산업계·건물분야 에너지관리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고 시장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추가적인 M&A도 계획하고 있다. 최소 2~3건의 M&A를 추진해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수년간 120여개 기업을 인수합병하며 사업 영토를 넓혀 온 본사 전략을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윤정 슈나이더 일렉트릭 상무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현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M&A를 통해 비용·시간상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M&A가 주요 경영과제”라고 말했다.

한국지멘스 또한 현지화를 위한 수단으로 M&A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지멘스는 지난 2008년 소방설비 전문기업 신화전자를 인수하며 사업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인수로 기존 빌딩자동제어·공조(HVAC)·보안사업과 더불어 소방방재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빌딩자동화사업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또한 지멘스 본사가 미국 UGS(제품 라이프사이클 관리 소프트웨어), 독일 바이엘 다이그노스틱스(헬스케어 관련 체외진단 장비) 인수 당시 이들 기업의 한국 사업기반을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성공적인 전례가 있어 본사도 한국 시장의 M&A에 대해 우호적이다.

김종갑 회장은 “국내 기업 M&A 또한 언제든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M&A 추진을 시사했다.

ABB 코리아는 본사 차원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M&A를 국내 시장에서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에피온(전기차 충전 시설·솔루션 제공), 트라스포(건식변압기·저압인덕터·중전기 제조), 토마스&베츠(전기·전자 부품 제조) 등을 인수하며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에서의 M&A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전자 관련 솔루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기반이 약한 사업분야는 M&A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ABB 코리아 관계자는 “사업 확대를 위한 M&A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M&A는 원칙적으로 국내 기반이 약한 사업분야 기반을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한다는 측면에서 필수요소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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