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 소재부품 기업을 타깃으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다. 장기투자를 진행하는 소재부품업 특성상 우리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고용 유발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KOTRA 등 해외 투자 관련 기관들은 올 상반기 홍보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유인책 마련에도 속도를 낸다.
11일 지식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KOTRA가 제조업 유치팀 산하에 대일 투자유치 전담 조직인 재팬 데스크를 신설, 다음 달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재팬 데스크에는 일본 투자 유치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됐다. 일본 KOTRA무역관과 협력해 소재부품 기업의 국내 진출을 유도한다.
지경부는 상반기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투자설명회(IR)와 일본 기업인 초청 행사 등으로 한국 투자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4월 도쿄, 5월 도쿄·나고야 IR 행사를 준비 한다. 10월에 지경부 장관 주재 대규모 IR 및 주요투자자 간담회도 개최한다. 이와 별도로 오는 6월 외국인투자주간(FIW)과 연계해 일본 투자자 100여명을 국내로 초청, 산업단지 시찰 및 국내 기업 방문·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일본 소재부품 기업 투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부품소재전용공단을 추가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부품소재전용공단은 구미·포항·익산·부산진해FEZ 4곳으로 제한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대비 현재 원·엔화 환율이 10%가량 하락한 상황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국내 투자 규모를 늘린다”면서 “일본 소재부품 기업의 국내 투자가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경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한 투자 금액은 작년 대비 150% 증가한 9조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제조업체의 투자금액은 작년 대비 494% 증가했다. 일본 전기전자 기업의 투자는 작년 대비 626%나 급증했다.
지정학적 위험 분산을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선 일본 소재부품 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을 생산 거점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전력·물류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삼성·LG 등 강력한 세트 업체가 있다는 점이 매력 요인이다. 우리나라가 최근 미국·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수출에 유리해진 것도 또 다른 이점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