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구입을 원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고객이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원하는 모델의 `견적내기` 버튼을 눌렀는데 4초 안에 화면이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그는 구매를 포기할 수 있다. 다른 자동차를 살 확률이 더 높아진다. 시장조사기관 고메즈에 따르면 평균적인 온라인 고객은 2초안에 웹페이지가 뜨기를 기대한다. 3초가 넘어가면 최대 40%가 경쟁사로 떠나고 4초면 절반 이상의 잠재 고객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서비스라는 `가상 상품`에도 빠른 운송망은 필수다.
KT는 콘텐츠·서비스 기업을 상대로 가속 전송망 솔루션인 `올레비즈 ICS 가속 솔루션`을 10일 출시한다. 일종의 `가상상품 고속도로`다. 75개국 1900여개 지역에 10만여대의 서버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콘텐츠전송망(CDN) 전문기업 아카마이와 손잡고 구현했다. 이 솔루션은 해외 등 원거리 접속자가 국내 기업의 원천 서버와 통신을 주고받는 속도를 대폭 높여 콘텐츠 전송뿐만 아니라 빠른 웹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한원식 KT 기업프로덕트 본부장(상무)은 “우리 기업들의 활동 범위가 세계로 확대되면서, 동영상·음악 등 일방향 콘텐츠뿐만 아니라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필요한 웹서비스도 해외 사용자 접속이 크게 늘어났다”고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KT는 2년간 아카마이와 협의를 진행해 지난해 11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출시를 준비해왔다. 금융·운송·숙박·유통·교육 등 원천 서버와 계속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서비스로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기존 CDN은 `캐싱` 기술을 이용했다. 원거리 사용자에게 최초 사용자가 접속시 중간 서버에 콘텐츠를 저장하고 그 이후부터는 본 서버까지 접속하지 않아도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만큼 경로와 트래픽이 줄어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원천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경우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동영상 콘텐츠에도 사용자 투표나 예매 등 양방향 서비스를 붙이려고 해도 기존 CDN 이상의 솔루션이 필요하다.
올레비즈 ICS 가속 솔루션에는 본 서버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탑재됐다. 아카마이가 보유한 10만대 서버 중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다이내믹 매핑(Dynamic Mapping)`을 비롯해 최단 경로뿐만이 아니라 트래픽 사정이 넉넉한 곳을 찾아주는 루팅(Routing) 최적화, 이미 전송된 항목을 구별해 변경된 데이터만 전송하는 중복제거(De-Duplication), 각기 다른 디바이스에서 접속할 때 가장 필요한 데이터만 먼저 전송하는 프론트엔드 최적화 등이다.
한 본부장은 “세계적으로 업종별 상위 10개 기업 중 9개꼴로 사용하는 솔루션이지만 이제 막 해외로 눈을 돌리는 많은 국내 기업들에는 아직 낯설다”며 “KT가 컨설팅을 통해 최적화된 가속 솔루션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망까지 적용되는 가속 전송망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