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산리오의 불공정한 계약파기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법정투쟁을 벌여 국내 기업 권리와 자존심을 회복하겠습니다.”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 국내 사업권을 놓고 원 저작자인 일본 산리오와 국내 중소기업이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산리오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가 발단이다.
피해를 입게 된 안우진 아이시스컨텐츠 대표는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산리오가 일방적인 주장으로 계약을 파기한 만큼 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시스는 산리오의 헬로키티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가진 회사다. 지난 2008년 산리오와 공동 투자로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산리오가 계약내용 위반을 근거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선언하면서 아이시스는 부도까지 맞게 됐다. 주춤했던 아이시스는 부당한 계약해지와 업무방해 혐의로 산리오코리아를 고소하고, 멈췄던 사업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산리오 역시 아이시스를 고소한 상태다.
안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서브 라이선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재개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아이시스가 헬로키티를 한국 시장에서 성장시키자 일본 산리오가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부당하게 계약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아이시스에 따르면 산리오가 직접 국내 사업을 하던 1998년부터 2007년까지 헬로키티 관련 시장이 연 40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아이시스가 사업을 맡은 후 연 140억원 규모로 시장이 커졌다.
아이시스는 계약내용 위반이라는 부분도 산리오의 주장과 달리,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업체를 통한 생산과정에서 벌어진 오해라고 설명했다. 또 설사 계약을 위반해도 협의과정 없이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계약서에 수익배분 계약이 2017년 말로 돼 있다”며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아이시스와 국내 서브 라이선스업체 등 국내 캐릭터 업계가 입은 피해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아직 계약기간인데다 워낙 서브 라이선스 피해가 많아 가만히 있는 일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판단에서 다시 사업에 나섰다.
그는 “계약위반과 해지문제는 법원이 판단할 일이고, 계약서에 기간이 명시돼 있는 만큼 산리오의 이의 제기에 관계없이 사업을 재개하겠다”면서 “반드시 권리를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