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 사이 시스템 트레이딩 확산 뜨겁다

기관투자자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동매매 기능을 갖춘 시스템 트레이딩이 개인투자자로 확산되고 있다. 시스템 트레이딩이란 투자자가 일정 매매패턴을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주식을 사거나 파는 프로그램방식 투자 기법이다. 주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사용한다.

21일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선보인 상장지수펀드(ETF) 자동매매시스템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가 6개월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내놓은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는 일종의 시스템 트레이딩이다.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감정 개입 없이 기계적으로 매수도가 이뤄져 주식 투자 실패 요인 가운데 하나인 심리 요인을 배제한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는 매우 대중적인 매매방식으로 전체 거래량의 50% 이상이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이뤄진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이 서비스가 매월 고정된 일자에 균등한 금액을 투자하는 일반 적립식과는 달리 종합주가지수가 내릴 때 더 많은 금액으로 지수형 ETF를 매수하고 오를 때에는 덜 사는 방식으로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객어음관리계좌(CMA)에 예치된 자금을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사고판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신사업추진센터 부장은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는 일종의 시스템 트레이딩 기법을 활용한 것”이라며 “ETF에 투자함으로써 개별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매매도 지수 변화에 따라 전략을 짤 수 있다”고 밝혔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외환과 선물을 중심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선물 외환선물 마진거래 시스템인 `메타트레이더4`, 대신증권 `사이보스 트레이더`, 예스트레이더 등이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스템 트레이딩과 관련해 증권사 지점에서 고객대상 세미나를 연 결과 수백명의 고객이 몰렸다”며 “강남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이를 활용한 매매가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단기간 수익을 내기는 어려우나 전략을 세우고 3~4개월 중단기로 투자한다면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일부 증권사에서는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자기자본을 매매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일반에 보급된 시스템 트레이딩이 다양한 전략 구사가 힘들고 주식투자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승룡 대신증권 시스템트레이딩부 팀장은 “시스템 트레이딩에는 시장의 수급, 기술적인 차트, 추세를 간파하는 투자자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순한 기계적인 자동 매매를 통한 시스템 트레이딩이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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