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네트워킹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시스코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파트너(리셀러) 정책 변화도 예고했다.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시스코 플러스` 행사를 위해 방한한 에자드 오버빅 시스코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클라우드 컴퓨팅, BYOD(Bring Your Own Device), 빅데이터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트렌드”라며 “네트워킹 인프라는 물론이고 기업환경 혁신에 도움을 주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버빅 사장의 발언은 시스코가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에서 ICT 전반을 아우르는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 청사진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스코의 선언은 구호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서 장성호 시스코코리아 사장과 오버빅 사장이 가장 자주 언급한 단어는 `아키텍처(architecture)`와 `엔드 투 엔드`였다. 네트워크를 넘어 토털 ICT 솔루션 공급사로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시스코의 변화는 파트너 정책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아키텍처 중심으로 파트너 라이선스를 바꾸고 이를 실행해 옮겨왔다.
우선 지금까지 △보안 △무선랜 △통합커뮤니케이션 △DCNI(DataCenter Networking Infrastructure) △DCSN(DataCenter StorageNetworking)로 나눠져있던 인증 분야를 △보더리스네트워크 △콜라보레이션 △데이터센터로 통합한다. 시스코코리아는 핵심 지역 조직에 해당하는 골드 파트너에게 오는 8월까지 해당 라이선스를 새로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날 시스코 플러스 행사에 참여한 골드 파트너사 관계자는 “시스코가 파트너에게 각 분야 전문화를 넘어 ICT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부터 강조한 토털 솔루션 공급 전략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현지 고객과 구축 업무를 수행하는 파트너에 단순 장비 공급이 아닌 컨설팅과 매니징까지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오버빅 사장은 “이제 (시스코의) 파트너는 장비 리셀러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라며 “서비스를 컨설팅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품보다는 고객의 미래를 놓고 전체 ICT 인프라를 바꿔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기술 변화를 비즈니스와 접목시키기 위해 다른 산업 리더와 전략적 협업도 시도한다. 시스코는 이를 위해 최근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와 손잡았다.
장성호 사장은 “현재 국내 기업들과도 기술 변화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심도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진행돼 올해 안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