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이 경쟁력이다]ABB 선박용 직류 전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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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소비·가스 배출 등을 줄일 수 있는 직류(DC) 시스템이 세계 처음으로 선박에 적용됐다. 교류(AC)가 주류인 전기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발명왕 에디슨도 직류가 교류보다 효율이 높다고 주장했지만, 기술 논쟁 등으로 교류가 산업 전반을 지배해 왔다.

[에너지 절약이 경쟁력이다]ABB 선박용 직류 전력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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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의 직류(DC) 전력망 시스템이 적용될 미클레부스아그의 석박 모습.

ABB는 지난달 말 선박 업체인 미클레부스아그 매니지먼트에 선박용 직류 전력망 시스템을 공급했다. 시스템은 노르웨이에서 건조 중인 선박부터 적용된다.

직류 전력망을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전력은 실제 사용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교류-직류 간 변환과정을 거친다. 기존의 선박에서 반동추진 엔진과 추진 드라이브를 직류망으로 바꾸려면 여러 개의 교류를 연결한다. 이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기도 전에 변환과정에서 적지 않은 에너지가 손실된다. 하지만 전력망을 직류화해 운영하면 변환과정에 따른 불필요한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고 설치하는 장비도 일부 줄일 수 있다.

ABB의 선박용 직류 전력망은 단상 직류회로를 통해 전력을 고르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최적의 전력 절감 효과를 발휘한다. ABB 관계자는 “직류 기반 시스템(Onboard DC Grid)이 선박의 연료소비·배기가스를 20%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피가 큰 변압기나 배전반이 필요하지 않아 전기시스템 설치장소 및 무게를 30%까지 줄일 수 있다. 선박 내 시스템 구성요소를 배치할 때도 공간 제약을 받지 않아 공간 활용 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에너지 송전 방식에 대한 논쟁은 이미 18세기 후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돼 왔다.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도 직류가 교류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주장했으나 기술 논쟁에서 교류가 표준 방식으로 채택되면서 교류가 에너지 효율의 정답으로 오인 받아왔다. ABB 선박용 직류 전력망이 주목 받는 이유기도 하다.

직류에서 교류 변환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선박에 설치한 모터·인버터 등 다양한 종류의 전기 추진기에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직류 전력망은 해양지원선·터그보트·페리·요트 등과 같은 저압 회로를 갖춘 선박용으로 고안됐다.

벨리 매티 레이니칼라 ABB 공정자동화 사업본부 수석 부사장은 “직류 전력망은 태양열판·연료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보조 직류 에너지원과 직접 연결해 선박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선박 출항 첫날부터 낮은 배기량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연료 효율로 운항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류 전력망은 노르웨이에서 건조 중인 신규 해양 플랫폼을 위한 지원선에 적용 중이다.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높은 에너지 효율로 운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ABB는 2013년 1분기 인도 예정인 길이 93m, 5000톤급 다용도 유전 지원 및 건설 선박에도 직류 전력망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ABB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최초로 선박에 직류 기반 전기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선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라며 “선박의 동력을 효율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해양 작업 지원선(PSV) AC·DC 장치 무게 비교(단위:kg)

자료:ABB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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