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판 시리` 모바일 수준 넘어 병원서도 쓴다고?

`삼성판 시리` 모바일 넘어 병원 엑스레이까지 탑재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음성인식 기술 적용범위 확대

삼성전자가 애플 `시리(Siri)`와 같은 자연어 음성인식 기술을 모바일·TV 등 스마트기기뿐만 아니라 의료기기까지 확대 적용한다. 전문기기 분야에도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융합IT 선도기업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1일 “의료기기용 자연어 음성인식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개발은 삼성전자 중장기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재건된 소프트웨어센터와 DMC연구소에서 맡는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발될 다양한 전문기기에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기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신수종 사업으로 꼽힌다. 회사는 대규모 투자로 이 분야를 2020년까지 매출 10조원 규모 글로벌 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가진 융합IT 차별화가 가장 큰 경쟁력인데 음성인식 기술 접목도 그 일환이다. 경쟁사 애플·구글이 제한된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과 달리 다양한 기기 적용으로 종합전자기업 장점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의료기기는 디지털엑스레이를 비롯한 영상진단기기 등 병원용과, 휴대용 심박·혈압측정기와 같은 개인용기기로 나눌 수 있다. 병원용 의료기기에 탑재되는 음성인식 기술은 의사에게 `제3의 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두 손으로 의료기기를 컨트롤하는 스틱을 조종하고 버튼을 누르면서도 음성으로 또 다른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학계 전문 용어를 인식·처리하고 대화할 수 있는 에이전트 기술과 함께 의료기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제거해 인식을 높이는 `잡음 제어(Active noise control)`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대부분 대형 의료기기에서 발생되는 진동이나 각종 신호에 따른 소음이 음성 인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개인용 의료기기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헬스케어 사업 분야다. 손목시계처럼 차고 다닐 수 있는 심박·혈압 측정기와 같이 노인이나 건강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장비들이 개발될 예정이다. 이러한 개인용 의료기기에 스마트폰처럼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하면 사용이 훨씬 쉽고 간편해진다.

이 같은 전문기기 음성인식 엔진은 스마트폰·TV에 들어가는 것에 비해 더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는 분석이다.

음성인식엔진 개발업체 관계자는 “텍스트만 제대로 인식하면 비교적 수월한 알고리즘으로 작동하는 모바일과 달리 의료기기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때가 있기 때문에 더 정밀한 작동 알고리즘 기반 음성인식 기술을 요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식 전문 기업인 뉘앙스 등과 협력하는 모바일·TV 분야 음성인식과 달리 전문기기 분야 음성인식 엔진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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