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로 '사람 인식'…사고 피해가는 자동차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잦은 이유 중 하나는 대형차나 지형지물에 의해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각국 자동차 업계와 교통 관계자들은 이러한 맹점을 지능형 교통 시스템으로 보완하고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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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된 토요타의 콘셉트카 펀비(Fun-Vii). 주위 차량 및 인프라스트럭처와 연결해 사고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기능을 가졌다.

최근에는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3월부터 아이치현 토요타시에서 `인프라 협조에 의한 안전운전 지원 시스템` 개발의 일환으로 일반 도로 주행 실험을 실시한다고 한다. 인프라 협조에 의한 안전 운전 지원 시스템은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즉 지능형 교통 시스템의 하나다.

운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정보 및 관제 정보를 도로에 설치된 통신 인프라나 다른 차량 등에서 무선 통신을 통해 수신하여 운전자에게 알리는 것으로, 안전 운전 지원이나 사고 방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본에서는 경찰청이 나서 `DSSS`라 불리는 안전운전 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실증 실험은 자동차 회사 등이 회원사로 있는 UTMS협회가 주최했다. UTMS(Universal Traffic Management Systems)는 통신 기술을 이용해 개별 차량과 쌍방향 통신을 하고,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교통 흐름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교통 관리 시스템이다.

이번에 실험하는 것은 교차로에서 (일본의 자동차 좌측통행 도로 기준) 우회전하는 차량의 사각 지대에 놓이는 대향 직진 차량 및 횡단 중인 보행자를 도로에 설치한 센서가 감지해 운전자에게 미리 정보를 제공해주는 시스템이다. 교차로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인지 부족 상황을 방지하려는 것인데, 이 영역은 차량 자체에 탑재한 센서만으로는 감지가 곤란하다.

이 시스템의 이전 버전은 지정된 지점이 광신호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 총무성에서 ITS용 주파수로 새롭게 할당한 700㎒ 대역의 전파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지상파 TV방송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사용 가능하게 된 주파수 대역 일부는 건물과 대형차 등에 가린 곳에서 전파 흐름이 우수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교차로 사고나 우회전시 맞은편 직진 차량과 충돌사고 방지 등에 유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험을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도요타 시내의 교통사고 다발 교차로 4곳에 700㎒ 대역 전파를 사용하는 도로 측 무선 장치가 설치되며 이로부터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실험차량으로는 토요타의 직원 통근차 등 40대가 투입된다. 센서는 대향 직진 차량 및 우회전 방향의 횡단 중인 보행자에 대한 정보를 감지해 우회전 하는 실험 차량에게 전달하고 이를 수신한 실험 차량은 운전자에게 시각, 청각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올해 후반에는 실험 대상을 일반 시민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이번 공도 실험을 통해 다양한 운전 상황에서 운전자의 운전 행동 데이터를 수집, 분석함으로써 인프라 협조 시스템에 의한 사고 저감 효과를 예측하고 해당 시스템의 개발에 활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앞으로는 시청각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운전자에 대한 경고 및 차량 자동 감속·정지 등의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로 이어갈 예정이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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