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토토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가 묘수 찾기에 들어갔다.
승부조작 및 사행산업화 우려로 부정적 여론이 높고, 온라인 바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 업체들도 반대하고 있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기원 등 바둑계가 강행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행위)가 문화체육관광부에 `바둑토토` 도입에 부정적 견해를 제시한 가운데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한국기원 등 바둑토토 도입을 추진하는 기관들은 28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여론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기원으로부터 바둑토토 경기주최 단체로 지정해 달라는 승인신청을 받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최종 결정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스포츠토토 종목은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5개로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500억원 가량은 각 경기단체에 지원됐다.
◇찬반 팽팽=바둑계는 대중적 인지도가 점점 떨어지면서 위기에 처한 바둑산업 발전을 위해 바둑토토 도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1:1 경기가 아니라 10:10 경기 등 승부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둑업계는 상반기 중 승인을 받아 올해 최소한 30∼40회차의 바둑토토 복표를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부정적 입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게임업체들 역시 바둑이 스포츠토토 종목에 들어가면 사행성 이슈에 휘말리면서 기존 온라인 바둑 시장에도 규제 등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축구나 야구, 배구 등 개인이 아닌 팀웍으로 승패가 갈리는 단체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바둑처럼 1:1 매치업 플레이는 승부 조작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2월 발생한 일본 스모 승부조작 사건 및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사건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전망=일단 사행위는 `국민적 합의가 없을 뿐 아니라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문화부에 전달한 상태다. 지난해 프로축구에 이어 올들어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상황에서 1:1 플레이를 하는 바둑을 허용하는 데 따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공청회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바둑계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점도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부 프로기사들은 바둑토토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바둑토토가 흥행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조작, 브로커 개입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바둑은 정신적 세계의 산물로, 사행산업이 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