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스엔텍(대표 정석). 공조냉동용 모터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지난해 2마력급 ECM(Electronic Control Module) 모터 개발에 고민하고 있었다. 몇개월간 전사적 노력을 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스엔텍은 경기도 `기술닥터` 사업을 통해 그동안 만나 보지 못했던 전문인력을 소개받아 이를 해결했다. 한양대 박사과정 전문인력과 지도교수 도움을 받아 기술문제를 해결한 스엔텍은 지난 9월 미국 회사에 70억원에 육박하는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례2. 경기도 성남에 있는 부품업체 기노리(대표 변동호)는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용 케이블을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듈 등 핵심 기술이 없어 애로가 많았다. 기노리는 기술닥터 사업을 주관하는 경기테크노파크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기TP는 동서울대 교수를 기술닥터로 추천해 기노리 고민을 해결해줬다. 핵심 기술을 확보한 기노리는 케이블 드라이브 생산성을 높이고 불량률을 개선했다.
경기도가 경기테크노파크(경기TP·원장 문유현)를 주관기관으로 해 지난 2009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술닥터사업`이 관내 중소 제조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국 첫 일대일 맞춤형 기술지원사업인 `기술닥터`는 기술 전문가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술 애로를 겪는 기업의 고민을 해결해줘 중소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석·박사 고용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금이 취약하고 고급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다양한 기술 애로를 겪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등이 취약해 이를 해결할 전문가를 찾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술닥터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시작됐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많다. 지난 2010년 말 기준 공장등록을 한 경기도 사업체 수는 5만1176곳이다. 전국의 35.9%로 가장 많다. 이 중 중기업은 2441곳, 소기업은 4만8471곳이다. 이들 5만여 중소기업은 대부분 기술 애로를 겪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TP가 기술닥터사업에 애착을 갖고 집중하는 이유다. 기술닥터사업을 위해 경기TP는 국가출연 연구기관을 비롯해 대학 산학협력단, 관련 단체 등 풍부한 기술 전문가를 보유한 55개 기관과 협약을 맺었다.
3년차를 맞아 기술닥터는 적지 않은 성과를 내며 기술 확보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이 사업으로 중소기업은 공정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 매출 및 수출 증대, 기술개발 역량 제고 등 여러 성과가 나왔다.
경제적 성과도 상당하다. 경기TP가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증가 효과가 346억여원에 달했다. 향후 5년간 5788억여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수출 증가는 118억여원, 향후 5년간 2424억원의 추가 수출이 예상됐다. 비용 절감은 43억여원, 5년간 392억원의 추가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됐다.
보고서는 “지난 3년간 약 1000개 기업에 67억원 정도를 투입했는데 투자 대비 6배의 경제적 효과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90배의 경제적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닥터사업은 고용창출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혜기업 15.4%가 신규 채용을 해 전체 채용 인원은 212명에 달한다. 업체당 평균 2.71명꼴이다. 총사업비가 65억원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지원금 2000만원당 1명이 고용된 것이다.
문유현 경기TP 원장은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향상과 고용창출 등 그동안 큰 성과를 보인 기술닥터사업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담인력을 확충하고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 등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기술닥터 인력풀을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등 보다 발전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