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4>도씨(氏) 집안 7남매

첫째는 도망(逃亡), 둘째는 도피(逃避), 셋째는 도태(陶胎), 넷째는 도취(陶醉), 다섯째는 도전(挑戰), 여섯째는 도약(跳躍), 일곱째는 도통(道通)의 7남매가 살아간다. 첫째 도망은 시도해보기도 전에 안 된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도망은 되는 방법 10가지를 찾기보다 안 되는 방법, 실패할 수밖에 없는 핑계나 자기 합리화, `~때문에` 안 된다고 생각하는 생활을 습관적으로 반복해온 친구다.

둘째 도피는 주로 도피 행각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다. 도피는 도망가는 생활을 너무 오랫동안 해온 나머지 이제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게 됐고,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 자체가 피곤해진 친구다. 가능성보다 불가능성에 매몰되었고, 긍정보다 부정에 길들여진 것이다.

셋째 도태는 도피 생활조차 접고 이제 현실에 안주해서 그냥 그럭저럭 살아가는 친구다. 변화 의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성장과 발전보다 퇴보와 쇠락의 길로 접어든 사람이다. 변화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변화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넷째 도취는 무엇인가에 주변 정황에 아랑 곳 하지 않고 자아도취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친구다. 도취가 긍정적 몰입과 몰두이면 경이로움을 창조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도취는 중독 상태를 유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만드는 장본인이다.

다섯째 도전은 네 명의 동생들이 안이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꾸짖으며 지금 여기의 세계에서 벗어나 미지의 다른 세계로 도전해볼 것을 추천해준다. 어제와 다른 도전을 해보는 체험적 자극이 있어야 어제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체험적 자극이 바뀌지 않으면 뇌는 어제의 방식대로 비슷한 생각을 반복할 뿐이다.

여섯째 도약은 도망가고 타성에 젖어 도피행각을 벌이면 도태되고 원하지 않는 일에 도취된다고 주장한다. 생각을 바꿔 시도하는 남다른 도전만이 남 다른 도약을 가져오며, 남 다른 도약이 남 다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남다른 도전을 통해 꿈에 그리던 목적지에 도착해본 체험이 많은 사람이 결국 이전과 다른 도전을 시도하게 되고 도약의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다. 그런 사람이 결국 세상의 이치를 남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 `도통`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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