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면 죽는다고` 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시장이지만,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 내는 건 쉬운 일도 흔한 일도 아니다. 많은 제품들이 혁신의 이름표를 달고 나왔다가도 소비자 외면에 슬그머니 사라지기 일쑤다.
삼성전자가 그걸 하겠다고 나섰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 이은 새로운 `노트` 영역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행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사장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는 새로운 노트 카테고리를 만들 것”을 공식 선언했다. “전자펜 기술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도 보였다.
처음 S펜을 탑재하고 지난해 10월 출시된 갤럭시노트는 200만대 가량 팔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 제품 누적 판매량을 1000만대까지 늘리고, 이번 MWC 2012에서 새로이 선보인 `갤럭시 노트10.1` 모델로 노트 영역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신 사장은 “필기 입력방식이 들어가는 제품은 노트 영역으로 구분될 것”이라며 “계속해서 전자펜을 응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 스마트폰에서 할 수 없는 기능을 다양하게 구현한다”며 “이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넘쳐난다”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가격 경쟁력 강화에도 노력해 지금보다 더 싸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노트 영역 보편화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노트 영역 구축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노트10.1은 기존 5.3인치 갤럭시노트에 비해 대폭 진화했다. 일단 필기감을 더 개선했다. 손으로 동그라미와 사각형을 그리거나 수식을 적어넣으면 자동으로 인식해 디지털화 하는 등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기기로 더 편리하게 구현하는 기능도 갖췄다. 지식검색 엔진과 연계해 필기 중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파트너십도 노트 영역을 창조하기 위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선 와콤의 솔루션을 채용한 필기 솔루션에 대해 신 사장은 “현존하는 필기 인식 기술로는 와콤이 최고다”라면서도 “언제든지 더 좋은 솔루션이 나오면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 포토샵과 아이디어노트 애플리케이션을 갤럭시탭10.1에 기본탑재 한 것도 노트 영역을 위한 파트너십 결과물이다.
지금까지 부품과 완제품을 아우르는 생산력을 바탕으로 구사해 온 `빠른 추격자` 행보와는 확실히 구분된다. 신 사장은 “새로운 영역의 제품을 계속 만들어내는 퍼스트 무버 전략과 함께 기존 경쟁력을 함께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피처폰 생산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편 애플과의 특허 분쟁 문제에 대해선 “아직 타협의 여지는 없으며 적극적인 대응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풀HD 디스플레이의 모바일 적용이 올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 차기모델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