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17일(현지시각)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에서 700㎒ 주파수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193개 ITU 회원국이 이번 합의에 동의하면 차기 WRC-15회의에서 승인을 거쳐 2015년부터 해당 주파수가 분배될 예정이다. ITU는 이번 방안이 성사되면 국제 고속데이터통신망 확장이 좀 더 쉽고 저렴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며 10억명 이상의 휴대전화 사용자를 위한 3G 기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지만 유럽방송연맹(EBU)은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대표단의 데커 앤스트롬은 “미국의 목표가 대부분 달성됐다”며 이번 WRC-12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56개국의 85개 공영방송을 대표하는 EBU는 “WRC 대표들이 아랍과 아프리카지역 대표들의 압력에 의해 700㎒ 대역을 이동통신서비스에 할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이 이 대역을 주로 지상파방송에 사용하는 유럽에서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700㎒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되면 “수백만명의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가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주파수 할당은 WRC 회의를 통해서만 이뤄지며 조약 협상은 매 3~4년마다 열린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