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사들이 고가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200만원대 미러리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가격 면에서 기존 보급형 DSLR 카메라와 차이가 없고, 성능은 중급 DSLR 수준을 표방한 제품이다. 업계는 미러리스와 DSLR 경계가 약해지면서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에 선전 포고하는 양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의 최신형 초고가 미러리스 카메라 `NEX-7`이 초기 좋은 반응을 얻음에 따라 국내 고가형 미러리스 시장 형성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미러리스 시장에서는 바디와 렌즈를 포함해 100만원 이내 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지난해 인기 모델인 소니 NEX-5의 유통 가격은 바디 60만원대, 삼성전자 70만원대, 올림푸스 펜 E-PL3는 70~80만원대로 형성돼 왔다.
반면 올 상반기 국내 시장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들은 바디 가격만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렌즈까지 포함하면 100만원대 중후반을 훌쩍 넘는다.
지난달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소니 NEX-7은 바디 가격만 149만8000원으로 보급형 DSLR 수준에 도달했다. 이달 중 발매하는 표준 줌렌즈 킷은 168만원이며 예약판매 기간 중에는 칼자이스킷을 274만6000원에 공급한다.
올림푸스 OM-D는 국내 발매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서 바디만 999.99달러로 책정됐다. 렌즈 킷은 최대 1299.99달러다.
프리미엄 브랜드 X시리즈를 통해 고사양 콤팩트 카메라를 고가에 선보여온 후지필름은 첫 미러리스 카메라도 역시 높은 가격에 선보였다. 후지필름 `X-프로1`은 인기있는 DSLR에 필적하는 해상도를 강조한 제품이다. 국내 발매가격은 바디만 190만원이다. 렌즈 가격은 70~80만원대로 책정해 바디와 렌즈를 함께 구매할 경우 200만원을 훌쩍 넘긴다.
국내에서 소니와 선두를 다투는 삼성전자 역시 고급화 전략이 뚜렷하다. 지난해 하반기 NX200을 선보인 삼성은 독자 개발·양산한 고화소 CMOS 이미지 센서와 디지털신호처리(DSP) 칩을 내장해 고화질·고속 촬영이 가능한 신제품을 추가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카메라 시장은 성장세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고급형 미러리스를 새로운 돌파구로 꼽아왔다. 특히 한국 카메라시장에서는 `비싸야 잘 팔린다`는 게 외국계 한국지사장의 설명이다.
임훈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코리아 부사장은 “소니 NEX-7에서 보듯 경기상황과 무관하게 프리미엄 미러리스 제품은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DSLR급 성능을 더 가볍고 작은 크기로 구현하는 장점으로 고가형 미러리스 제품은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