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실적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진출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렸다. OLED 장비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반면 LCD 및 태양광 시장에 머문 업체들은 큰 폭의 매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OLED 장비 선두주자는 에스에프에이(대표 배효점)다. 이 회사는 지난해 7534억원의 매출을 달성,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6324억원)보다 매출이 20% 가까이 급증했다. 이 회사는 진공 물류 부문에서 대규모 턴키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OLED 장비 업계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OLED용 레이저 장비 전문업체인 에이피시스템(대표 정기로)도 성장 곡선이 가파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537억원으로 전년(1543억원) 매출에 육박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위성시스템사업부문을 분할하고 OLED 장비 부문에 집중키로 하면서 올해도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에 반해 LCD 및 태양광 장비에 주력한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은 지난해 3000억원 초반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같은 매출은 전년(4233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회사 사업 부문 중 약 75% 비중을 차지하는 LCD 및 태양광 시장의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지난해 2500억원 수준의 매출이 예상되는 원익아이피에스(대표 이용한)도 전년(3452억원)보다 매출액이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 업체도 LCD 시황 부진 및 전방 업체들의 투자 부진 영향을 받았다. 이 업체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OLED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CD 인라인 장비 업체인 에버테크노(대표 정백운)도 지난해 매출액이 반토막(2186억원→1026억원) 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외에 케이씨텍, 이오테크닉스, 신성에프에이, LIG에이디피 등 LCD 장비 업체들도 매출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향후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OLED 및 반도체 시장 진입 여부에 따라 장비 업계 지형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LCD 투자는 신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체될 것”이라며 “OLED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위:억원, *:추정치)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