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노 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세계 최대 나노기술 전시회 및 콘퍼런스인 `나노테크2012`가 열린 일본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을 방문한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은 우리나라의 축으로 삼을 수 있는 나노 핵심 분야를 시급하게 발굴하고 이를 통합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단장은 “이 전시회에서 일본이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CNT), 수처리를 위한 멤브레인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노기술을 응용, 상용화에 한발 다가섰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기계 등에 사용되는 소재들이 많이 전시됐는데 스루풋(처리량) 등을 고려해 생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척된 것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나노산업의 빠른 상용화 비결을 `인프라`로 꼽았다. 일본은 화학·기술·재료·기구 등 전 부문에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나노산업을 상용화하는데 필요한 최적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황 단장 분석이다. 이에 반해 제한된 인프라만을 보유한 우리나라와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되며 우리 특성에 맞는 분야를 선정하고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업들이 집중하면 선점할 수 있는 나노 분야로 그래핀을 꼽았다. 그는 “일본이 다양한 나노 분야에서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래핀 분야는 우리가 결코 뒤지지 않는데다가 특정 부분에서는 오히려 앞서 있다”며 “이것이 R&D전략기획단이 미래 먹거리의 하나로 그래핀을 선정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전략적 선택 이후에는 적기 투자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단장은 “우리나라 수출 절반이 부품소재지만 핵심 소재는 대부분 해외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나노 소재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특히, 시기를 놓치면 리더십이 없어지기 때문에 적기 투자가 필수 항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성공 모델을 반도체에서 찾았다. 황 단장은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하니까 해외 업체들이 꼼짝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노 산업도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하면 충분히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도쿄(일본)=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