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SW 라이선스 이슈는 `제값 주기` 문제로 귀결된다.
국민 90%가 불법 SW를 사용한다는 조사처럼 SW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 정당한 가격 지불 없이 `브랜드`를 무기 삼은 대기업 관행이 주요 문제로 대두된다. 국내 한 SW업체 관계자는 “SW에 `제 값`을 치르지 않는 문화 풍토가 SW개발자 부족 현상은 물론이고 국내 가전 산업 및 IT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강조했다.
경기 불황이 극심했던 2년 전 대기업 한 임원은 한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와 라이선스 이슈로 경찰서에 출두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몇몇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해당 기업과 거액의 라이선스 추가 계약을 하기도 했다.
외산 SW 기업에 비해 평균 50% 이상 요율을 낮게 받으며 푸대접을 받는 국내 중소 SW기업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평균 15~20%를 웃도는 외산 SW 유지보수 요율이 국내 SW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심지어 공짜 납품을 권유받는다. 국내 대기업에 SW를 납품한 전문 SW영업 담당자는 “우리에게 도입된 사례로 홍보에 활용하고 가격은 받지 말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중소 전문 SW기업들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공급 사례를 확보하고도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는 결정적 이유다. 국내 한 SW업체 담당자는 “HW를 구입하면 함께 주는 SW는 공짜라고 생각하는 기업도 많다”며 “SW 인식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히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관행이 문제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언제든 법적으로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공공기관들은 SW 요율 상한선을 8% 수준으로 정해놓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SW업계 관계자는 “SW 요율 개선이 실제 정부 및 공공기관들이 중소 전문 SW업체를 위해 할 수 있는 현실성 높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