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 생활 속 탄소저감의 불편한 진실

일반 소매점에서 파는 250㎖ 생수가격은 약 500원에서 700원 정도, 250㎖ 내외 캔커피 가격은 1000원에서 2000원 정도라고 많은 사람들이 안다. 그런데 생수병 빈 용기 1개 원가가 내용물인 물 값의 4배가 넘는 80원이며, 병모양 알루미늄 캔커피 용기 재료비가 400원 정도, 그리고 전량 수입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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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음료를 구매할 때는 이 모든 비용이 포함된 가격을 지불하지만 빈 용기는 아무런 보상 없이 쓰레기로 전락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각종 음료 페트병은 4000가지 이상이며 캔은 1200가지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음료상품 종류를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다양성은 성장 중심의 과소비를 유도하는 소비시장 경제다.

최근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에 이어 급격히 침체됐고 한국경제 역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구는 온난화 현상으로 이상 기후변화와 자원고갈로 몸살을 앓는다. 지나칠 정도의 소비 위주 국민 경제를 자원순환형 사회와 녹색경제로 변화해야할 시기다.

덜 쓰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하는(Recycle) 것이 지금에선 최선이고 미덕이다. 녹색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소비자와 생산자 간 구매하고 판매하는 모든 상품의 숨어 있는 비용과 환경 영향에 대해 알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에코지능(Ecological lntelligence)`이 필요할 때다.

정부 노력으로 온실가스 감축노력과 신성장동력 창출에서 적지 않은 성과와 실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정부 주도 포럼이나 세미나·토론 등에서는 국민과 친밀한 소통과 공감이 부족하다는 성토가 나온다. 일반 국민이 쉽게 체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탄소저감 동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같은 선상에서 최근 환경부의 `탄소성적인증제`나 `그린카드` 제도들은 국민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내려는 좋은 사례다.

아쉬운 것은 친환경제품 구매에 대한 혜택과 인센티브 제도는 잘 규정돼 있으나 제품이 폐기될 시점에서 재활용하는 경우 탄소저감 효과나 자원 및 에너지 절감효과 같은 자원순환 관련 정보와 인센티브는 전무하다는 점이다. 재활용하면 환경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막연한 느낌뿐이다. 동기부여는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실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빈용기 보증금제도를 예로 들면 `빈용기`는 사전적으로 공병을 포함한 캔·페트병·종이팩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병 일부(주류·청량음료)에만 제한적으로 보증금제도를 시행한다. 독일은 생수 페트병 1개당 1.25유로 정도의 보증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공병 보증금은 오히려 0.8~0.15유로 정도로 적게 돌려주고 있다. 재활용되는 재질의 가치보다 환경보호 책임 측면에서 플라스틱 페트병이 훨씬 유해하기 때문에 병보다 환경보증금이 높다.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독일과 같은 정책을 펼친다. 빈용기 보증금제도를 공병 일부에만 적용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정부는 재활용되는 자원을 시장논리와 법적 규제로만 대응하지 말고 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책임 측면에서 다시 그려야 한다. 진정한 자원순환사회의 주인공은 생산업체인 기업도, 정부도 아닌 국민과 소비자가 돼야 성공할 수 있다. 석유나 자원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전력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블랙아웃 사태가 일어나는 현실이다. 이런 사태의 해결방안은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규제나 통제보다는 국민의 자발적인 실천의지에 있다.

국민과 소비자의 환경에너지 인식 전환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진정성 있는 교육과 더불어 합당한 동기부여와 진실하고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통해 꾸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안상원 에코세이브 사장 infoah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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