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2년간 급성장했지만 일부 상품에만 매매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인식과 거래량 부족이 악순환 원인이란 지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TF시장 자산총액은 11조2339억원으로 지난해 말 9조9065억원 대비 13.4% 증가했다. 한달새 1조3264억원 늘어난 셈이다. 시장 개설 시점인 2002년과 비교하면 10년만에 32배 성장했다. 상장 종목수도 4개에서 111개로 30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은 일부 상품에만 국한됐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200이다.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 상품의 순자산은 1월말 기준 3조5813억원이다. 전체 시장의 31%에 달한다. 다음으로 큰 미래에셋맵스의 TIGER200 순자산이 9399억원임을 고려할 때 3배 이상 큰 규모다.
지난해 유행했던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도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상품 거래만 활발할 뿐 다른 상품은 거래가 한산했다.
그러면서 KODEX 인버스 순자산은 올해 1월 8044억원으로 2010년말 1765억원 대비 5배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거래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TIGER 인버스의 순자산은 1330억원으로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량도 극심한 차이를 보였다. 이날도 KODEX 인버스와 레버리지가 1000만주 이상 거래된 반면 TIGER 인버스와 레버리지의 거래규모는 100만주에도 미치지 못했다. 1만주 이상 거래되는 상품도 전체 ETF상품의 30%에 그치고 있다. 일부 상품은 거래량이 10주 미만으로 이뤄질 정도로 거래 양극화가 극심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에게 상품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과 거래량 부족으로 매매 성립이 안된 것으로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TF가 실제 거래가 활발해진 것은 최근 2~3년사이”라며 “KODEX200도 만들어진지 10년이 넘었지만 거래량 증가는 최근의 일이다”고 말했다. 시장에 알려지기까지 과정이 그만큼 길다는 설명이다.
기관 참여도 저조한 것도 시장 불균형이 원인이지만 거래량 증가가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거래량 부진은 대규모 시장 조성자인 기관이나 자금 규모가 큰 개인이 참여해야 하지만 거래량이 적어 매매를 성사시킬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ETF 시장이 상품간 균형이 맞춰지려면 적극적 홍보와 시장 조성자의 참여만이 시장을 활성화하는 길이다”고 덧붙였다.
ETF(Exchage Traded Fund)란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 지수와 특정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유통되는 펀드다. 주식의 성격을 갖춘 ETF는 개별 주식처럼 사고 팔기가 간편하고 낯은 비용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거래량 상위 ETF 거래량(2월14일)
자료 한국거래소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