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어제 최태원 회장, 권오철 사장 공동 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LCD 중심 디스플레이 사업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재편한다. 별개인 두 사안은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이 새 도약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메모리 반도체와 LCD는 지난 10여 년 넘게 한국 전자 수출을 주도했다. 휴대폰, TV, 가전제품과 같은 세트제품과 달리 핵심 부품이어서 세계 전자산업 발전에 더 기여했다. 두 산업 모두 최근 어려움을 겪는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가격 하락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다. 대형에 집중된 LCD산업은 모바일로 전자제품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삼성전자가 LCD사업부를 분사하고 OLED 전문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합병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OLED는 모바일기기 뿐만 아니라 TV 영역까지 넓힐 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 조치는 흐름을 잘 짚은 발 빠른 행보다. 삼성전자는 OLED로 LCD의 영광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LCD에 밀려 난 브라운관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LCD사업도 앞으로도 당분간 주력 디스플레이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삼성전자는 균형 있는 투자로 시너지를 높여야 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제2의 도약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치킨게임`에 몰린 후발 외국 메모리 반도체업체들이 합종연횡을 하는 상황이다. 이를 뿌리치기 위해 투자 자금이 절실한 SK하이닉스에게 SK 지원은 큰 힘이 된다. 모바일 메모리와 비메모리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 회장이 직접 대표이사까지 맡은 것도 강력한 투자 의지로 읽힌다. 단순한 내수그룹 꼬리표 떼기가 아니란 것을 투자로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 두 회사가 건재해야 우리 전자산업의 뿌리는 더욱 튼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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