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간 정보화 정책 조율·조정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심각한 난맥상을 드러냈다. `스마트 환경` `보안` 등 새롭게 등장한 정보통신기술(ICT) 이슈에 각 부처가 서둘러 대처하는 과정에서 중복사업이 대거 발생했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국가기관 2012년 국가정보화 시행계획`에 따르면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중복사업 12개와 연계·통합이 가능한 사업 37개를 조정했다. 예산 규모로는 535억원에 달한다. 올해 공공정보화사업 예산은 총 2조7197억원으로 비율로는 2%에 해당한다. 올해 총예산은 지난해와 비교해 26% 증가했다. 지난해 중복연계 통합 사업은 42건, 규모로는 981억원이었다. 두 해만 봤을 때 혈세 낭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IT 조율 부재로 인한 막대한 행정낭비가 발생한 셈이다.
조정 폭이 가장 컸던 분야는 이미 만든 데이터베이스(DB)와 연계가 가능한 사업들이다. 산재보험정보시스템(고용노동부), 국가수문기상 예측 정보서비스(기상청), 통합무역 정보서비스 기반 구축(지식경제부), 마케팅정보시스템 구축(중소기업청) 등 10개 부처 18개 사업이 해당된다. 415억원 가량 조정됐다.
중복사업도 있었다. 실시간 지질해일 대응시스템(소방방재청), 글로벌 국토네트워크 구축(국토해양부), 검역원업무 정보화(농림수산식품부) 사업 등으로 당초 78억원에서 8억여원으로 수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 문화정보 서비스와 식품의약품안정청 식의약품 안전정보체계 선진화 사업 등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자원통합재해복구센터 구축(교육과학기술부) 질병지식통합포털(보건복지부) 등 3개 사업은 이미 개발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전 협의에도 불구하고 각 부처가 전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중복되는 부분이 나타났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관가에서는 이 같은 중복 배경으로 IT거버넌스 부재를 꼽는다. 조정·조율기관들이 존재하지만 그 역할과 권한이 미약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모든 부처가 정책을 ICT로 개선하려고만 하고, 그것을 공유하고 함께 쓰려고 하지 않는다”며 “사전에 예산검토 수준이 아니라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계획(Plan)-실행(Do)-진단(See)`을 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중복사업 제거·조정 및 유관사업 연계·통합 조정 내역
*자료:행정안전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